신흥시장 지수내 한국 비중 0.63%p 축소…중국 A주 편입 재현 불안감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지난 21일 연례 시장 재편에 따라 일부 국가를 재분류해 발표했다. 이번 재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를 신흥시장(EM)지수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EM지수에는 한국 역시 포함돼 있어 두 국가의 편입시 해당 지수내 한국 비중이 줄어들 전망이다 / 표=MSCI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연례 시장 재편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자금 이탈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수 변경에 따라 세계 금융자산를 주도하는 패시브 투자자금이 이동할 경우 한국 시장 비중도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지난 21일 연례 시장 재편에 따라 일부 국가를 재분류해 발표했다. 이번 재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를 신흥시장(EM)지수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EM지수에는 한국 역시 포함돼 있어 두 국가의 편입시 해당 지수내 한국 비중이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지수 산출업체가 자사가 발표하는 지수내 편입 시장을 조정했을 뿐이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금융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패시브 펀드가 이들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무디스 추산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금융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전체 자산 대비 패시브 자금의 비중은 40%에 근접하고 있다. 무디스는 오는 2020년까지 패시브 자금 비중이 5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와 인덱스 펀드 등으로 대표되는 패시브 투자 자금은 이름처럼 시장을 뛰어넘는 초과수익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시장 수익률을 쫓는다. 따라서 목표로 설정한 지수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한다. MSCI가 발표하는 각종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는 약 14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MSCI의 이번 개편에서 주목받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이다. 함께 편입이 결정된 아르헨티나는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더구나 MSCI에서는 최근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감안해 ADR 등 해외 상장 주식만을 편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가 지수 내에서 차지할 비중은 0.5%수준이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동시가총액 규모는 1430억달러 수준이다. MSCI EM 지수의 규모가 5조5000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MSCI EM 지수에 편입될 경우 2.6% 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상장이 완료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비중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아람코 상장시 예상 시가총액은 2조달러에 달한다. 아람코는 이가운데 5%인 1000억달러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획대로 상장이 마무리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이 MSCI EM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국이 MSCI EM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편입이 완료되면 0.38%p 줄어들게 된다. 아람코 상장까지 마무리된다면 줄어드는 비중은 0.63%p로 늘어난다. 지수내 비중이 줄어든다는 것은 곧 패시브 자금의 이탈을 의미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MSCI 시장 재분류로 인해 한국 증시에서 유출될 수 있는 자금은 7.9조원에 이른다"며 "실제 편입은 2019년에 진행되지만, 중국A주 편입의 신흥국지수편입때보다 더 큰 충격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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