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빅3 생보사 중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의 초회보험료가 작년 1분기보다 각각 55.3%, 49.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업계에서 ‘제1회 보험료’라고도 부른다. 보험계약이 성립되면 보험계약자는 보험료 납입의무를 지게 되는데 이 의무에 의해 최초로 납입되는 보험료를 말한다. 초회보험료는 신규 계약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보험사의 영업력을 나타낸다.
이에 생보업계의 대형사로 분류되는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의 초회보험료가 작년 절반 수준으로 줄며 영업실적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1분기 한화생명이 기록한 초회보험료는 1320억원이다. 1년 전보다 1633억원 감소했다. 삼성생명도 같은 기간 초회보험료로 2909억원을 벌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75억원 줄었다.
초회보험료가 급감하며 두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도 하락했다. 한화생명이 1분기에 기록한 수입보험료는 2조3325억원으로 작년보다 9.1% 감소했다. 삼성생명도 같은 기간 4조42억원을 수입보험료로 벌었지만 이는 작년 1분기보다 8.4% 줄어든 규모다.
같은 빅3로 꼽히는 교보생명의 초회보험료는 두 생보사와 비교하면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교보생명은 올해 1분기 초회보험료로 972억원을 벌었다. 작년 1분기보다 497억원(33.9%) 감소했다. 수입보험료도 1조8476억원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줄었다.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의 초회보험료 감소율은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생보업계의 초회보험료는 2조613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7.6%(1조5735억원) 줄었다. 수입보험료는 26조115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7%(2조4860억원) 감소했다고 전했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의 초회보험료와 수입보험료 감소율은 생보업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생보업계 “IFRS17 대비 위해 저축성 보험 줄이다보니 초회보험료 감소”
금감원은 초회보험료 감소와 관련해 보험료 규모가 큰 저축성 보험 영업을 늘려온 생보사들이 2021년 도입되는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결정으로 시급하게 저축성 보험을 줄이면서 초회보험료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IFRS17는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며 “결국 보험사마다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저축성 보험금이 부채로 잡히게 된 것이다.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팔면 그만큼 보험사가 감당해야 할 부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런 이유로 지난 1분기 생보업계의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가 1조5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0.8%(1조6389억원)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한화생명과 삼성생명도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판매해 IFRS17 도입 준비에 저축성 보험을 줄이면서 초회보험료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 보험은 부채로 잡혀 생보사에 부담이 된다. 이런 이유로 저축성보험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초회보험료가 줄었지만 이는 보험사가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