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간 이견은 부담…각자 증산 가능성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과 비(非) OPEC 산유국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 회의를 열고 증산 문제를 논의한다. OPEC 회원국과 비 OPEC 산유국들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 사진=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과 비(非) OPEC 산유국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 회의를 열고 증산 문제를 논의한다. OPEC 회원국과 비 OPEC 산유국들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OPEC 회원국들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비(非) OPEC 산유국을 이끌고 있는 러시아는 증산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한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가 점진적 증산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현재 다른 회원국들과 증산 문제를 논의하고 있고 많은 나라들이 방향 전환을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말에도 감산 조치가 완화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증산의 전제조건으로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도 함께 거론했다. 공급을 늘려도 원유 가격이 급락하지 않을 만큼 수요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OPEC 정례회의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원유시장 수급 균형에는 이견이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반기에 더 많은 석유 수요를 예상하는 반면 일부 산유국에서는 시장수요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이끌린 결정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증산에 비판적인 국가로는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이 꼽힌다. 다만 이란에서는 정례회의 하루를 앞두고 증산도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산유국들이 증산이라는 방향성에는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휘발유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은 채워주지 못할 전망이다. 여기에 증산 속도 역시 완만할 전망이다. 대다수 산유국들이 점진적 증산에 동의하고 있어 어떤 경우에도 급격한 유가 하락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더구나 세계 최대 원유시장인 미국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감산 규모가 예상보다 낮게 결정될 경우 국제 유가는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완만한 속도로 증산이 진행된다면 다음 변수는 증산 규모다. 여기서는 산유국간 의견이 갈릴 전망이다. OPEC회원국을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일평균 30만~50만 배럴 규모의 증산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비OPEC산유국 가운데 러시이는 이보다 많은 일평균 100만 배럴 규모의 증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계획대로 감산이 진행될 경우 현재 진행중인 감산 효과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OPEC 감산 합의시 결정된 일평균 감산 규모가 116만 배럴인데 지난 5월 OPEC 감산 이행치는 189만 배럴에 달하기 때문이다. 계획보다 73만 배럴 가량이 더 줄어든 상황에서 50만 배럴이 늘어난다 해도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의 정례회의 결정은 만장일치가 필수적이지만 결정된 내용을 이행하는 데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며 "사우디나 러시아가 단독으로 증산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어 각자 증산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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