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도로·터널 등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해외수주 업계 1위 달성

SK건설이 완공한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 /사진= SK건설 제공

SK건설이 연이은 해외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개발형사업의 강자로 도약하고 있다. SK건설은 전통적인 EPC(설계·조달·시공) 경쟁 입찰보다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사업 위주로 수주활동을 전환해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개발형 사업이란 대형 인프라·발전 프로젝트에서 건설사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며 관련 인허가 및 계약 등 사업 전반에 필요한 요소들을 수행하고 조율하는 사업이다. 건설사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검토하여 사업화할 수 있고 경쟁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를 타낼 수 있어 수익성도 뛰어나다.

SK건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일찌감치 인프라 PPP(민관협력사업), IPP(민자발전사업) 등 개발형 사업을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또한 법무기능과 자금 조달을 위한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연계도 강화해왔다.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사업. /사진= SK건설

그 결과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등 개발형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이뤄냈다. 터키 유라시아해저 터널의 경우 해저터널 사업권을 획득한지 4년만인 2012년에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약정 체결에 성공했다. 해저터널 프로젝트로 SK건설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주는 터널·교량 분야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상’을 수상했으며 영국의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매거진에서도 ‘올해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SK건설의 개발형 사업에서 주목할 점은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특히 교량, 터널 및 지하 공간에 대한 탁월한 공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 예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발파공법인 ‘수펙스컷’(Supex-Cut)이 국내에서 특허 출원됐고 일본과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도 특허를 획득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여수·울산 원유비축기지 건설을 비롯하여 2016년 말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도 성공적으로 개통했다.

민관협력사업(PPP)의 대표적 사례인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사업도 모두 지하공간 기술이 적용된 사업이다. 특히 SK건설이 올해 초 수주한 홍콩도 좁은 면적에 건물이 밀집한 도심지이기 때문에 도로 및 지하철 등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사업기회가 많아 전략적으로 진입하게 됐다고 SK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알마티 순환도로 착공식에 이승수 SK건설 부사장, 설운호 한국도로공사 처장, 아이한 알랄코(Alarko) 회장, 사바쉬 마크욜(Makyol) 부회장 등 사업 관계자와 마민 수석부총리, 카심백 투자개발부 장관, 바타로브 알마티 주지사 등 카자흐스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진= SK건설
최근에는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프라 개발형사업을 카자흐스탄에서 수주했다. SK건설은 지난 5월 말 카자하스탄 남부 알마티시 공사현장에서 알마티 순환도로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알마티 순환도로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민관협력사업이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확정 수입을 지급하는 AP(Availability Payment)방식을 채택해 교통량 예측 실패에 따른 운영수입 변동 위험은 없다.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국도로공사, 터키 알랄코(Alarko), 마크올(Makyol) 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SK건설은 터키 업체와 함께 EPC를, 한국도로공사는 운영을 맡는다. 총 사업비 7억3000만달러, 우리 돈 약 8400억원이며 공사비는 5억4000만달러 우리 돈 약 6000억원에 이른다. 사업기간은 운영기간(15년10개월)을 합해 총 20년이다.

SK건설은 “이번 사업은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에 진출하는 첫 사업이자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 도로의 일부라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개발 잠재력이 큰 독립국가연합의 거점을 확보해 추가 사업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건설은 올해 1분기 홍콩 야우마따이 도로사업, 베트남 에틸렌 플랜트 등의 공사를 수주하면서 해외수주금액 2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해외건설협회 통계 기준으로 업계 1위다. 최근 2년 연속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지난 4월에 발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모집 금액 800억원에 8배가 넘는 약 694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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