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의견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저임금위 참여 거부할 것”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오른쪽 세번째)이 18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회의실에서 2019년 최저임금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2019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 정부 공약인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다가오면 지불능력이 없는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차등화와 주휴수당 미포함 명시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는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급 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 7%초과분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정부는 지난 5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 개정안을 공포했다개정안이 공포되자마자 재계와 노동계의 갈등은 심해지기 시작했다. 대기업 및 중소기업은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산입범위 확대로 인해 기업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고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노동계는 산입범위 확대를 크게 반대하며 내년도 최저임금위원회 논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4일로 예정돼있던 회의는 노동계 불참으로 한 차례 미뤄졌다. 첫 회의는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최저임금 법적 심의기한은 6월 28일로 2주가량 남았지만 노동계의 회의 참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두고 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재계와 노동계와는 또 다른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흐름을 지적하며 정부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승재 소상공연연합회장은 18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좋은 취지지만 소상공인들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내부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소상공인 89%가 사업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그중 30.6% 최저임금 인상정책이 힘들다고 답했다근로기준법에는 영세 업종에 대한 대책이 있지만 최저임금법엔 명시돼 있지 않다. 최저임금은 당사자끼리 이야기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투명한 임금제도를 위해 소상공인, 노동계가 함께 논의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측의 주장은 크게 ▲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 ▲ 주휴수당 최저임금 산입범위 포함 ▲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카드수수료 개정 등 경제법안 처리​ 등 3가지로 나뉜다. 이번에 통과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정안은 상여금과 숙박비와 관련된 부분이라 일정 매출 이하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않는다.

 

특히 소상공인 업계는 근로기준법에 맞게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최저임금을 차등화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주일 동안 정해진 근무일수를 채운 근로자에게 주는 주는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나 일본은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도권과 지방 근로환경 차이가 다르다. 일단 노동력이 한없이 부족하고 물가가 다르다. 지역별을 아직 의논할 시기가 아니라면 업종별 차등화라도 고민해야 한다판례에 따르면 주휴수당도 산입범위에 들어가야 한다. 최저임금 7530원에서 주휴수당이 범위 밖에 있다보니 실질 임금은 9440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일자리안정자금 정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상공인업종에서는 단기근로자가 많다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소상공인 업계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를 인정하지 않고 참여 자체를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대 기조를 유지하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아닌 임대료나 수수료, 대기업과의 불리한 생태계 문제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어렵게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노동계와의 논의를 어떻게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기적으로 노동계와 만나고 있다. 물론 최저임금 외 문제가 선결되면 좋지만, 최저임금은 보편타당성은 문제다. 서로 입장이 100% 맞지 않다임금은 당사자끼리 합의해야 한다. 한국노총, 민주노총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 소속 권순종 소상공인연합회 일자리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회 특별위원은 노동계 공식입장은 아니지만 노총 쪽은 최저임금 문제가 전 업계에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것을 아파하고 있다. 소상공인도 최저임금법 희생자라고 (노총 쪽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다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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