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73% “경협 사업에 국가 재정 사용 동의”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까지 마무리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과 미국 두 정상은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양국 간 적대관계 해소를 논의했다.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대북제재 해제 등 협의 사안이 아직 남았지만 정부와 기업들은 대북사업 준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시사저널e는 창간 3주년을 맞아 지난 11일 기업인 100명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인들의 남북경제교류 및 경협과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기업인 95%는 남북 경제협력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조사 대상 기업인 73%는 경협 사업을 위한 국가 재정 사용에 동의했으며 재정확보를 위해 49%의 기업인들은 ‘남북협력기금의 재원 확대’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답했다.

◇ 남북 교류 방향은 “경제인들 중심 경협” 이뤄져야

조사 대상 국내 기업인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와 번영이 경제교류를 활성화해 남북 공동 경제성장의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북미 양국 정상의 공동합의문 서명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여 경제성장 제고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경총은 “이번 회담으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 기틀 마련이 가능해졌다. 남북은 물론 북미, 동북아 국가 간 경제 교류와 협력 활성화로 환태평양 경제 전반에 활력이 돌 것”이라고 말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시사저널e가 기업인들에게 ‘북미정상회담이 긍정적인 성과를 맺어 남북 간 교류가 활성화될 경우 가장 많은 교류가 이뤄져야할 분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기업인 89%가 ‘남북경협 관련 경제인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교류’라고 답했다.

조사 대상 기업인 가운데 38%는 남북이 경제교류를 통해 협력하는 남북경협 활성화가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다. 57%의 기업인들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업인들은 ‘만약 남북 간 경제교류와 남북경협 사업 활성화에 동의한다면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북한과의 경협을 통해 저성장 기조의 남한 경제가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47%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장기적으로 통일을 염두에 두고 남북 경제 체제를 자연스럽게 융화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33%를 기록했다. ‘북한이 낙후된 경제체제를 개선해야 한반도 평화체제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는 대답이 17%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기업인 55%는 향후 남북이 경제교류와 경협 사업을 벌일 경우 ‘남북 철도 및 도로 등 교통망 연결 사업’이 가장 먼저 역점을 둘 분야라고 답했다. 또 ‘개성공단 등 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교역 활성화’가 22%였고 ‘북한 내 전력망 등 에너지 확보 사업 지원’이 12%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기업인들은 특히 남북 경제교류와 협력이 활성화될 경우 ‘건설업,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 관광업’ 분야에서 남북 모두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 기업인 73% “경협 사업에 국가재정 사용 동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이행에 필요한 재정 확보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남북경협을 위해 국가재정이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조사 대상 기업인 73%는 남북 간 경제교류와 다양한 경협 사업을 위해 사용되는 남한 국가재정에 대해 동의했다. 또 54%의 기업인들은 남북 간 경제교류와 경협을 위해 법인세를 포함한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인 54%는 세금으로 ‘소득(매출)의 3% 이하’를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소득(매출)의 1% 이하’가 24%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면서 이들 중 절반의 기업인들은 ‘경제교류와 경협 사업 등에 남한이 부담해야하는 비용과 이익 중 이익이 더 많다’고 답했다.


아울러 시사저널e가 기업인들에게 ‘경제교류와 경협 사업 등에 남한이 부담해야하는 비용과 이익 중 어느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기업인 30%는 경제교류와 경협으로 인한 이익이 '훨씬 많다'고 답했으며 경제교류와 경협으로 인한 이익이 '약간 많다'는 대답은 24%를 차지했다.
경제교류와 경협에 드는 비용과 통일로 인한 이익이 비슷하다는 대답은 18%로 그 뒤를 이었다. 경제교류와 경협에 드는 비용이 ‘훨씬 많다’는 대답은 15%를 차지했다. 13%가 '약간 많다'고 답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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