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8월 금리인상 가능성…"충격 최소화 경로 택할 것"
미국에 이어 유럽도 긴축행보를 시사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종료방침을 밝히면서 향후 유동성 축소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밤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올해 연말 완전히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하루전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과 함께 긴축을 의미하는 행보다. 다만 연내 금리 인상횟수를 한차례 늘리며 긴축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미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긴축을 진행할 전망이다.
ECB는 일단 현재 매월 300억유로(약 38조원) 규모인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는 9월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어 4분기인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는 자산 매입 규모를 월 150억 유로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화완화정책이다.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은 종료하지만 기준금리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급격한 긴축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ECB는 현재 기준금리를 제로로 유지하고 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현행 0.4%와 0.25%로 동결할 방침이다.
◇미국·유럽 긴축 행보…방향은 같지만 내용은 달라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긴축 행보에 나서면서 국내를 비롯한 주요국 금융시장에서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 양국의 행보는 표면적으로 같은 방향이지만 내용은 정반대라는 평가다. 미국 연준은 공격적 언급 없이 금리인상 속도를 올렸다면 유럽 ECB는 긴축에 들어가면서도 공격적 행보에도 완화적 언급으로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모습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분기 유로존 성장도 완만했다"며 급격한 긴축 정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뒤 "향후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 시장에서는 일단 투자자들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주식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 금리가 상승으로 외국인 자본이 이탈할 가능성은 당장 크지 않다는 해석이다. 다만 금리에 조금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내 채권 시장은 시장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시장의 반응에도 한국은행은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동결을 고집하기 쉽지 않아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3분기 중에는 기준금리를 한차례 올릴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이 거세지는 흐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고집하더라도 시장 금리 상승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의견이 소수의견으로 등장한 뒤 8월 금통위에서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깊어지는 한국은행의 고민…"충격 최소화 택할 것"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당시 의사록에서 채권 시장에 강약 요인이 모두 존재한다고 봤다.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3%로 유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놓은 반면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