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한미연합군사훈련 없어지면 한반도 더욱 새로워질 것”

지난 5일 미 육군의 해외 기지 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 / 사진=연합뉴스

첫 북미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을 거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비용문제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상황이기 때문에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이번 북미간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이다. 전쟁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의의 새 역사를 써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고 공존과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와 같은 언급은 북미정상회담을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의 발전 등을 위해 주력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정상회담을 열고 종전선언을 이끌어내 북한의 비핵화 이행 초기단계에서 체제안전 보장 장치를 만들어냄으로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현시킨다는 게 문 대통령의 오래된 대북정책이자 한반도 운전자론, 중재외교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포스트 북미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본격화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직후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을 해체하는 세계사적 사건이다. 앞으로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고 발표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본격적으로 임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 北,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미국·중국 외신도 한미연합훈련 관련 입장 보도

북한은 지난 14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한미간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해 훈련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관련해 “대북 군사적 압박의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CNN,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주요 군사훈련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으며, 미국 정부가 곧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을 발표할 것이다”고 보도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입장을 보도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 역시 미국 상원 외교위 인사청문회에서 “한반도 상황이 바뀐 만큼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15일 관영 언론매체 환구시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진전이다”며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핵 실험장을 폐기하는 일련의 조치에 대한 한미 양국의 첫 중요한 응답이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최근 몇 년간 한반도 정세가 긴장분위기를 유지하며 UFG 연습과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 등 한미 양국군의 연합훈련이 강화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한반도 정세 불안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중단 결정을 단호하게 이행해 나간다면 중국이 지난 2017년에 제기한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와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 제안이 현실화될 것이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과 미국 양국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연합훈련을 양국 동맹 유지의 결정적인 연결고리로 생각하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와 연관해 적지 않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환구시보는 “미국이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선언했다면 쉽게 번복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이런 약속을 지킬지에 대한 여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순조로운 진행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핵 실험과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이 없고 한미연합 대규모 군사훈련도 없으며 북미간 고위급 교류까지 추가된다면 한반도는 새로워 질 것이다.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일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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