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에 착안해 용산 신본사 설계…“신본사는 지역사회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다목적 공간”

(왼쪽부터)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 건축가 크리스토프 펠거 (Christoph Felger), 디자인 디렉터 (Design director)하랄트 뮐러 (Harald Müller), 매니징 디렉터 (Managing director)한스 크라우제 (Hans Krause), 프로젝트 아키텍트(Project architect). /사진=박견혜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는 작은 도시(Little City)나 작은 마을(Little Village)과 같다. 단순히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이 아닌, 시민들과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세 번째 용산시대를 이끄는 용산 신본사 설계를 맡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는 14일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치퍼필드는 이날 자리에서 “저희가 뷰티업체를 위해 건물을 짓게된다면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의 잣대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면서 “건축가로서 어떤 건물을 지어야 서울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한한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1953년 런던에서 태어난 건축가로, 킹스턴 예술대학과 영국 건축협회 건축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리처드 로저스, 노먼 포스터 등 영국의 유명 건축사무소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다. 1985년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무소(David Chipperfield Architects)를 세운 후 지난 30년간 전 세계를 무대로 문화, 주거, 상업 시설 및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 서경배 회장 ‘사회적 공간’ 강조… 워크플레이스(Workplace) 뛰어넘는 공간의 탄생

실제 아모레퍼시픽 신본사가 내세운 기치는 회사와 지역사회의 교감과 소통을 내세운 ‘연결(Connectivity)’​이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서경배 회장을 베를린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서 회장이 계속해서 강조한 것은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사회적인 공간’이었다.

치퍼필드는 “서경배 대표의 이념을 생각했을때, 신본사는 일하는 곳일뿐만 아니라 회사가 사회와 소통하는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라면서 신본사의 문화적 역할 수행에 대해 강조했다.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 5층에 위치한 루프가든. /사진=박견혜 기자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용산 신본사는 단순히 직원들이 일하는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층 공간에 미술관, 라이브러리 등을 둬 임직원과 방문하는 고객,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자유롭게 접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문화를 나누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

이어 그는 “서경배 대표의 이념을 생각했을때, 일하는 곳일뿐만 아니라 직원 시간 대부분을 사용하는것이고, 회사가 사회와 소통하는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라면서 “사실 이 공간은 워크플레이스뿐 아니라, 사람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했다. 이런 다목적을 달성키 위해서 고층빌딩보다는 (현재 신본사의) 정육면체 스페이스가 커뮤니티 구축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산의 역사적, 군사적 역할을 고려해 설계를 진행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는 “이틀전 있었던 북미정상회담으로 용산기지서 미군이 철수할 수도 있다고 예측은 하고 있다. 다만 이를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 “이런 복잡한 이슈들을 설계당시 고려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다만 용산기지가 평택시로 이전되며 들어설 예정인 용산국가공원에 대해서는 아모레퍼시픽 신본사가 공원의 ‘입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다만 이 부지가 미래에 어떻게 개발될 것인가에 대해, 그 방향성을 조절하는 것은 가능했다”면서 “용산공원이 완공될 경우, 신사옥 입구가 도시에서 공원으로 통하는 입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입주 초반 일었던 새집증후군 논란 관련해서는 “완공 이후 콘크리트, 라커 등을 말리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사용된 모든 가구, 소재 모두 한국의 환경규범뿐 아니라 유럽 규범까지 엄정히 지킨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용산 신본사는 2014년 8월 본격적으로 건축에 들어갔고 올해 초 30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을지로 사옥을 떠나 이곳으로 새로 입주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는 지하 7층, 지상 22층, 연면적 18만 8902.07m²(약 5만7150평) 규모로 7000여명이 함께 근무할 수 있는 규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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