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권 개발계획 탄력 예상…조은희 서초구청장과 마찰 예고

6·13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6·13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강북권은 굵직한 개발계획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는 강남권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용산마스터플랜·상암롯데몰 개발 등 강북권 개발계획 탄력

 

14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개발계획은 용산마스터플랜 상암 롯데몰 개발 계획 사당·수색 등 수도권 접경지역 12곳 관문도시 조성 서울숲 일대 기본 구상 창동·상계문화산업단지 조성 등이 있다.

 

용산마스터플랜은 용산부터 서울역 일대까지 포함한 용산구 한강로~중구 봉래동의 349부지를 복합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한남뉴타운 재개발, 용산민족공원 조성, 캠프킴, 유엔사, 삼각맨션 부지 개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코엑스 면적의 5배에 달하는 대규모 상업·업무단지가 들어선다.

 

용산마스터플랜과 함께 진행되는 서울역마스터플랜도 호재로 꼽힌다. 서울역마스터플랜은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도를 지하화 하고 남은 지상공간에는 공원과 주변을 연계한 사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북부역세권 통합개발안이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연구용역을 올 10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울 서북권 최대 개발 프로젝트인 상암 롯데몰 개발계획안은 이달 2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며 늦어도 7월이면 개발 로드맵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상암·수색 일대 마스터플랜`도 이르면 8~9월께 공개될 예정이다. 창동·상계문화산업단지 조성은 지난달 28일 국제지명설계공모 당선작이 발표되면서 8월까지 기본설계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굵직한 개발들이 대부분 강북권에 집중돼 있는 이유는 박 시장의 지방선거 부동산 공약이었던 강남·강북의 균형발전과 맞닿아 있다. 강남에 비해 노후화된 강북 구·도심을 균형적으로 개발하자는 게 주요 취지다. 박 시장이 3선에 성공함으로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강북권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와 기조를 함께 했던 도시재생 사업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를 위한 자치구들과의 협업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 25개 구청장 중 서초구를 제외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모조리 휩쓸었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 입지 높아져, 강남권 부동산에는 악재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는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장기침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철저하게 시행한다는 기조를 고수해 왔다. 이에 따라 조합원 1인당 13569만원의 부담금 예상액이 통지된 서초구 반포현대 등은 예상대로 부담금을 예정대로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2030서울플랜에 따른 35층 가이드라인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은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기 쉽지 않게 됐다. 거기다가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낼 보유세 인상안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재건축 시장에는 연이은 악재가 이어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에서 유일하게 구청장으로 당선된 조은희 서초구청장과의 마찰도 예고된다. 그동안 서초구를 포함한 강남3구는 보수 기반의 구청장들이 장기 집권하며 서울시 주요 도시계획과 이견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조 구청장은 이번 선거에서도 부동산 공약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강조하며 서울시 정책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박 시장은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서초구 지원유세에서 박 시장은 제가 서울시장 6년을 하면서 그동안 서울시가 정말 빛 나는 정책을 많이 만들어왔는데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지역이 있다그게 바로 자유한국당 출신 구청장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초구가 또 서울시가 개발한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혁신교육 제도 등 이런 수많은 좋은 정책들이 제대로 서초구에 적용이 안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기존에 추진하던 정책들이기 때문에 시장이 갑작스럽게 위축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개발의 무게 중심이 강북권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기존 개발 정책들은 더욱 공고히 될 것이라며 한강 고층라인 제한, 재건축 이주시기 조정, 안전진단 강화 등 각종 규제 관련해서 서울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됐기 때문에 강남권 부동산 시장으로서는 악재가 맞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동안 진행되고 있던 규제들이라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갑작스럽게 위축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균형 발전을 내세운 만큼 강남보다는 강북에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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