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경남 ‘전통강세’ 무너져…‘민주당 태풍’ 버틴 서초구청장 선거

6‧13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완승’으로 끝났지만 일부 지역은 막판까지 승패를 가리기 어려운 접전이 이어졌다. 강원도 평창은 0.09% 초박빙 승부, 전라남도 목포는 막판 뒤집기를 연출해 개표 과정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우선 강원 평창군수 선거에서는 민주당 한왕기 후보가 자유한국당 심재국 후보를 단 ‘24표’ 차이로 승리했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한 후보는 1만2489표(50.04%), 심 후보는 1만2465표(49.95%)로 집계됐다. 24표, 0.09%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것이다.

◇평창군수 선거 ‘초박빙 승부’ 재검표 요구도

두 후보 간의 ‘피말리는 접전’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앞서 선거 전 실시된 강원도내 5개 언론사 공동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3.3%포인트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펼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개표 막판까지 두 후보의 대결 결과는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6·13 지방선거에서 평창군수에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한왕기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평창군수 선거는 불과 24표 차로 승부가 갈렸다. /연합뉴스
개표 초반에는 한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갔지만, 오후 10시 30분 이후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자정 이후에는 심 후보가 조금씩 리드를 하며 당선권에 들어가는 듯 했지만, 새벽 사전 투표함이 열리면서 한 후보가 극적으로 역전했다.

당시 두 후보의 표 차이는 23표였으며, 이에 심 후보 측과 자유한국당 소속 개표 참관인들의 재검표 요구가 이어졌다. 이에 1시간여의 재검표 과정이 있었으며, 무효 처리됐던 투표용지가 한 후보의 유효표로 인정되면서 최종적으로 한 후보가 24표차 승리자가 됐다.

◇목포시장 선거, 막판까지 ‘긴장감’

목포시장 선거도 마지막까지 승패를 단정할 수 없었다. 개표 초반부터 민주당 김종식 후보는 민주평화당 박홍률 후보에 1~2% 뒤쳐진 상황이었다. 양측 참관인 재검표와 계수기 고장 등으로 개표시간이 14시간을 넘기며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이 가운데 김 후보는 막판 역전에 성공하며 최종 5만6284표(47.75%)를 득표해 5만5992표(47.50%)의 박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재보궐선거 최소 득표차 493표 ‘경북 김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경북 김천이 최고 접전 지역으로 가장 적은 득표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자유한국당 송언석 후보는 무소속 최대원 후보에 493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 지역은 투표 종료 직후 KBS‧MBC‧SBS 등 방송3사 출구조사 발표에서 송 후보 승리를 예상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막상 개표가 시작되자 최 후보가 송 후보를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최 후보 약진에 재보궐선거의 ‘최대 이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새벽녘에 이르면서 송 후보는 최 후보를 조금씩 앞서 나가기 시작했으며, 그대로 승부를 마무리 했다.

◇구미‧경남 선거, ‘전통강세’ 지역구 흔들

이번 선거는 구미‧경남 등 보수정당이 강세를 보여 왔던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도 연출됐다. 특히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으로 ‘보수의 심장’으로 여겨졌던 곳이다. 실제로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6번 선거에서 보수정당 소속 후보였던 김관용 전 시장과 남유진 전 시장이 각각 3선씩을 역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14일 새벽 경남 창원시 성산구 STX 빌딩 선거 사무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구미시장 선거는 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7만4917표(40.8%)를 득표하며 7만1055표(38.7%)를 얻은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경남도지사도 첫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94만1491표(52.8%)를 득표하며 자정 무렵까지 접전을 펼쳤던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76만5809표, 43.0%)를 앞질렀다.

개표 초반부터 약 5시간 동안은 김태호 후보가 김경수 후보를 리드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김경수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동안 열세가 이어지자 김경수 후보측 불안감이 엿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창원‧김해 지역 개표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김경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를 앞지르며 이후 격차를 벌려 최종 승리했다.

◇서초구, 수도권 유일 한국당 구청장 배출

수도권 은‘민주당 태풍’ 속에서 자유한국당 조운희 서초구청장 후보가 당선돼 눈길을 끌었다. 서울 총 25곳의 구청장 선거 가운데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지 못한 것이다.

조 후보는 11만7542표(52.4%)를 득표하며 민주당 이정근 후보(9만2154표, 41.1%)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조 후보는 이번 승리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무엇보다 자유한국당 강세 지역인 강남, 송파 지역을 민주당에 빼앗긴 상황 속에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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