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속도 경기 확장국면 위축시킬 만큼 빠르지 않을 것"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 사진=뉴스1

지난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번 FOMC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예견되던 일이었지만 연내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 점은 부담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기준금리인 연방 기금금리를 0.25%p 상향 조정해 1.75~2.00%로 인상했다. 지난 3월 0.25%p 인상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을 두고 예상했던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가장 큰 논란거리였던 올해 금리인상 횟수가 상향 조정된 점은 시장에 부담감을 키웠다. 지난 3월 회의에서는  올해 4회 금리 인상안과 3회 금리 인상안이 6:6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7:5로 4회 인상에 무게가 실렸다.

 

FOMC회의뒤 공개된 성명서에서 '연방기금금리가 당분간 적정 수준보다 낮게 유지될 것'이란 표현이 사라진 점도 시장에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연준이 금리 수준을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연준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역시 가속페달에 힘을 주고 있다.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는 3회에서 4회로 늘었다. 오는 2019년 연간 금리인상 횟수는 3회로 유지됐다. 

 

다만 오는 2020년 금리인상 횟수는 1회로 지난 3월 제시한 2회에서 한차례 줄면서 3년간 총 금리인상횟수는 유지됐다. 2020년까지 금리인상 폭은 그대로 두고 인상 속도만 빨라진 셈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는 표면적으로는 다소 매파적일 수 있지만 그 동안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를 둘러 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된 회의"라며 "금리인상 속도가 다소 조정될 수 있지만 현재 경기 확장국면을 위축시킬 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시장은 즉시 위축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에 반응한 뉴욕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9.53포인트(0.47%) 하락한 2만5201.20에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11.22포인트(0.40%) 내린 2775를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8.09포인트(0.11%) 떨어진 7695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와 신흥국 증시도 함께 반응했다.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당장 외국인 자금 유출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금리차 확대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어서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약세로 출발했다. 2450선을 내주며 출발한 뒤 오전 11시경 2430선을 위협받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860선대로 하락하며 긴장하고 있다.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 횟수를 상향 조정하자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에 집중되고 있다. FOMC 회의에 앞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일단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한두번의 미국 금리인상만으로 자본유출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국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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