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고용 등 주요 경제 지표 호조가 배경…하반기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와 고용, 소비 지표 호조가 금리 인상 배경이 됐다. 연준은 하반기에도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시사했다. 이로써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자본 유출 우려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3일(이하 현지 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1.75~2.00%로 확정했다.

미국 기준금리 밴드 상단이 2%로 올라선 건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연준은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16년 12월, 지난해 3월·6월·12월, 올해 3월까지 모두 6차례 금리 인상에 나섰다.

미국 금융 시장에서는 이날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왔다. 지난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6.3% 반영했다.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이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의 배경이 됐다. 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보다 빠르게 목표치에 다가서고 있는 데다 소비와 고용 지표도 호조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실업률은 3.9%로 10년만에 최저를 보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며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인 2% 위로 밀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실업률도 계속 하락해 올해 말 3.6%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이날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를 2.38%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 두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기존 전망대로 세 차례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미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들은 달러 강세 영향에 자국 화폐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원화 가치가 여전히 강세를 띄고 있지만 미국과 기준금리의 격차가 이번 인상에 따라 기존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다만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흑자, 높은 외화보유고 등을 들어 대외 건전성은 양호하다고 보고있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 증시는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9.53포인트(0.47%) 하락한 25201.2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22포인트(0.40%) 내린 2775.63에 장을 끝냈다. 나스닥 지수는 8.09포인트(0.11%) 낮은 7695.70에 장을 마감했다. 

 

13일(이하 현지 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1.75~2.00%로 확정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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