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경북도지사 ‘텃밭’ 제외 ‘참패’…지도부 책임론 부상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TV를 통해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6‧13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참패했다. 자유한국당은 대구시장 선거와 경북도지사 선거 등 이른바 ‘텃밭’인 2곳을 제외하고는 시‧도지사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13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개표결과 자유한국당은 시​도지사 선거에서는 대구(권영진), 경북(이철우) 등 2곳에서만 승리를 챙겼다.

 

자유한국당이 패배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한 관계자는 “‘기울어진 선거판’을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또한 이번 선거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점도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며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선거에서 ‘안보정당’을 강조해오던 자유한국당에게 타격을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선거결과가 나오자 자유한국당은 당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선거기간 중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엉터리 조사’라며 투표 결과는 다를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막상 투표결과가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것으로 나오자 이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투표 직후 발표된 KBS‧MBC‧SBS 등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대표직 사퇴’ 입장을 시사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이라며 “그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아직도 믿기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개표가 완료되면 내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4일 오후 홍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향후 거취와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6곳 이상 승리하지 못할 경우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도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자유한국당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고, 재차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다수의 전망이다. 선거 패배로 향후 정국에서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2년 후 총선을 대비해서라도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후 특검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권과의 정계개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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