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제한으로 경우의 수 줄어…유보된 20㎒폭 향후 경매 가능성

그래픽=셔터스톡
5G 주파수 경매를 3일 앞두고 이동통신 3사의 지나친 과열 경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파수 총량이 제한되면서 경우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5G 주파수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에서는 주파수 대역폭과 위치를 할당하게 된다. 이번에 할당되는 주파수는 5㎓ 대역 280㎒폭(3420∼3700㎒), 28㎓ 대역 2400㎒폭(26.5∼28.9㎓) 등 총 2680㎒폭이다.

3.5㎓ 대역 280㎒폭의 최저 경쟁가격은 이용기간 10년에 2조6544억원, 28㎓ 대역 2400㎒폭은 이용기간 5년에 6216억원으로 산정됐다.

이번 주파수 경매는 처음으로 클락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여러 개의 주파수 블록을 동시에 공급해 입찰자들이 각 블록의 주파수 가격을 경쟁하는 동시오름 경매 방식을 선택했다. 클락방식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낙찰 받을 양을 정하고 2단계에서는 낙찰 받은 주파수의 세부 대역을 밀봉입찰로 결정한다. 즉 1단계에서는 주파수 대역폭을, 2단계에서는 주파수 위치를 정한다.

이번 경매를 놓고 과열 경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비교적 경우의 수가 적어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이동통신을 시작하는 최초의 주파수 공급이라는 점을 고려해 1개사가 할당받을 수 있는 주파수 총량을 3.5㎓ 대역의 경우 최대 100㎒폭, 28㎓ 대역은 최대 1000㎒폭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비교적 균등하게 주파수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

3.5㎓ 대역폭을 결정하는 1단계에서 이통사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100㎒-100㎒-80㎒ ▲100㎒-90㎒-90㎒ 2가지다. 이통 3사가 가장 욕심내는 주파수는 전국망 구축이 용이한 3.5㎓ 대역인데 3사 모두 여기서 많은 대역폭을 확보해 5G 마케팅에 이용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3.5㎓ 대역은 10㎒씩 28개 블록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경매 열쇠를 쥐고 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대치를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나머지는 LG유플러스와 KT의 싸움인데 LG유플러스가 최저가로 80㎒를 확보하느냐, 90㎒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하느냐에 달렸다”며 “50라운드까지 가지 않아도 1단계 윤곽은 쉽게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1단계보다는 2단계인 위치 경쟁에서 더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단계가 경우의 수가 더 많은데다 확장성의 문제로 이통사들이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2단계에서 이통사들은 상·중·하단 대역 3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입찰할 수 있는데 가능한 조합은 회사당 3개씩 총 6개다.

여기서 가운데에 위치한 대역은 확장성이 없다. 하단의 대역을 선택하면 이번에 경매가 유보된 20㎒폭을 추가로 낙찰 받아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상단 대역도 확장 가능성이 있다. 5G 주파수 경매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확장성이 있는 쪽이 유리하다. 만약 운데 대역을 할당받아 추후 확장하려면 장비도 추자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훨씬 늘어나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꺼리는 분위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누가 포기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것은 확실하다”며 “2라운드에서는 최고 낙찰가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여기서 더 빨리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최종 낙찰가가 약 4조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저 경쟁가격은 입찰 시작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 통신사들이 입찰하는 금액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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