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D·CVIG 사이 해법 찾는 게 회담 목표…북미 정상 간 합의 필요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김정은-트럼프는 12일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갖는다. / 사진=뉴스1

12일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핵심 의제인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이행 방법과 검증방식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이 앞으로 한반도 운명을 결정지을 회담이라는 점에서 특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보장(CVIG)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첫 회담은 상징성을 비롯해 국제정치와 동북아 질서, 종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양국 정상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맞바꾸는 빅딜을 이뤄낸다면 동북아 최대 불안정성인 한반도 갈등구조에 종지부를 찍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향해 CVID 수용을 압박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체제안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의 나라를 위해 CVID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혀 북미간 이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북미간 CVID와 체제보장에서 극적인 협상이 이뤄지면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목표로 추진 중인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로 나올 ‘싱가포르 공동선언’ 또는 ‘공동성명’도 주목된다. 북미 정상이 회담을 통해 합의한 방향, 내용 등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라는 공동목표를 적시한 4·27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선언’을 넘어 구체적인 비핵화 내용을 얼마나 담아내는지가 관건이다.

북미 양국 정상은 그동안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뤄져 온 양측 간 협상 내용을 토대로 일대일 단독회담과 정상회담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또 판문점 실무회담을 벌여온 성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싱가포르로 이동해 합의문 초안에 대한 막판 세부조율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초기조치와 사찰·검증, 이행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보상 조치들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핵심이다.

미국은 단계적 접근을 가미한 ‘트럼프 모델’을 내세우며 기존 일괄타결 절차에선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CVID 원칙을 반드시 합의에 명시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북측은 ‘패전국에 적용될 용어’라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아울러 북미 양국은 북핵 폐기 초기 단계 조치와 관련해 북한의 핵무기 원료 생산 기지인 영변 핵시설을 감시할 사찰단을 1~2개월 이내 복귀시키는 방안을 합의문에 넣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미신고 핵시설도 사찰·검증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미국은 핵탄두·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기 반출·폐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미국이 먼저 구체적인 체제완화와 체제 안전 보장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여 이번 합의문에 담기게 될지 의문인 상태다.

일각에선 북미 양측이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공동선언문에는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큰 틀에서의 포괄적 합의를 담고 구체적 이행 시간표와 방법론 등은 후속회담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문에서의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큰 틀 합의는 기정사실이다. 큰 틀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완벽하게 할 내용이 객관적으로 담기게 되며 추상적인 수준을 뛰어 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으로 비핵화와 체제안정 내용이 급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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