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중·러 정상, 한반도 정세 깊이 있게 의견 교환”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5월 7일부터 8일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을 가졌다. / 사진=뉴스1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칭다오(靑島)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지난 8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관계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양국 정상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조율했다.

9일 중국 언론매체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한반도 정세와 이란 핵 문제 등 공동 관심이 있는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두 정상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공동 전략적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 폐기를 기대하면서도 미국이 한반도 정세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는 것을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급속히 개선해 중국과 러시아의 한반도 영향력이 약화하는 상황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러 정상은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에서 평화와 안정 정착에 대한 관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러는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국제 질서와 체계를 지키고 주요 국제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촉진하며 세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 합작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것이 러시아 외교의 우선순위다. 양국은 서로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하고 국제 문제에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서 푸틴 대통령은 “남북한 간 협상이 러·중 로드맵(한반도 문제의 평화적·단계적 해결 구상)의 논리를 따라 진행되고 있어 기쁘다”며 “최근 러북 접촉은 북한이 건설적 작업에 임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해줬다”며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임할 의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러북 접촉은 지난달 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을 의미한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31일 북한을 방문해 리용호 외무상과 회담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면담한 바 있다.

중러 정상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이고 종합적인 해결을 위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두 정상은 9일부터 SCO 정상회의가 개막하는 칭다오로 향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간 친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SCO를 서방 중심의 G7 체제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항마로 키워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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