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카드업계 돌파구 될까…규제 완화 움직임에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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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가 카드업계의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카드업계 입장에서는 신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에 나섰다는 점도 카드사들의 빅데이터 시장 진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 및 정보 보호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금융분야 데이터활용 3대 전략으로 ▲금융분야 빅데이터 활성화 ▲금융분야 데이터산업 경쟁력 강화 ▲정보보호 내실화 등을 내세웠다. 이에 따른 10대 추진과제는 ▲빅데이터 분석·이용의 법적근거 명확화 ▲빅데이터인프라구축‧운영 ▲CB사·카드회사의 시장선도 역할 강화▲금융회사의 개인신용평가체계 고도화 등이다.

금융위가 이처럼 금융 분야의 빅데이터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금융 빅데이터의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미 해외카드사들은 고객의 결제위치, 시점, 구입품목 등 다양한 양의 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의 빅데이터 활용 마케팅 역시 금융당국이 빅데이터를 카드사 부수업무로 지정하면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카드사들의 빅데이터 활용은 단순 마케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컨설팅도 카드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 2014년부터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는 현재 경영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권분석, 고객 만족도 조사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기업들에게 마케팅 관련 컨설팅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최근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상업용 부동산 분석 및 컨설팅사업 관련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빅데이터 분석 ·컨설팅 서비스를 고객사들에게 확대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부동산 데이터와 신한카드의 카드 데이터를 접목한 리테일 상권 분석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주요 부동산 운영사, 유통사 등을 대상으로 상업용 부동산 관련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확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BC카드는 빅데이터 분석과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활용해 주가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인덱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SBCN과 업무협약을 맺은 BC카드는 인덱스 개발을 토대로 컨설팅 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데이터전략부를 지난 2016년 1월 빅데이터전략센터로 개편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데이터전략본부로 승격했다. 국만카드는 또 지난해 10월 리얼미터, 넷마블, 아이엠그루 등 3개사와 빅데이터 지식사업 스타트업인 ‘빅디퍼(Big Dipper)’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2016년부터 빅데이터 사업인 ‘리서치 서비스 리얼타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리서치 서비스 리얼타임은 기업들이 자사의 서비스나 고객군에 대한 컨설팅을 요청하면 삼성카드가 수수료를 받고 이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강점과 보완책을 제시하는 서비스다.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검색 엔진을 선보인 곳도 있다. 현대카드의 ‘피코’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만든 해외 패션 사이트 검색엔진이다. 피코는 업계 최초로 20억 건이 넘는 실제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해외 패션 사이트를 선정하도록 했다. 또 선정된 각 사이트의 방문 기록 등을 분석해 검색 결과를 도출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사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BC) 등 8개 전업 카드사 순이익은 1조2268억원으로 전년(1조8132억원) 대비 32.3%(586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대수수료율 적용대상인 영세·중소가맹점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사업 발굴을 통한 신규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7월 추가 수수료 인하를 앞두고 있어,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나마 정부가 빅데이터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빅데이터 기반 사업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의 경우 다양한 결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신사업도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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