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시장 보조금 기반 삼아 약진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증가분은 중국 업체들이 독식하면서 한국 업체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사진=뉴스1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중국 업체들이 증가분을 독식하면서 한국 업체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7일 배터리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총 15.8GWh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8% 증가하며 급격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출하량 기준으로 전세계 1위는 일본 파나소닉이지만 2위와 3위에 중국 업체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파나소닉은 3330Mwh 가량을 출하시키면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 순위를 차지한 CATL은 2274.3Mwh의 배터리를 출하하면서 2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29.8Mwh를 출하량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 성장세다.

 

3위에 오른 중국 업체 BYD는 1735.8Mwh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출하하면서 전년 동기 기록인 618Mwh에 비해 3배 가량 성장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 속에 국내업체인 LG화학은 순위가 밀렸다. LG화학은 1671.7MWh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출하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9% 성장한 모습을 보였으나 중국 업체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삼성SDI는 6위에 오르면서 지난해에 비해 한계단 상승했지만 중국 업체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SDI의 올해 4월까지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1% 증가한 879MWh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7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기준 상위 10개 업체에는 CATL과 BYD 뿐만 아니라 Guoxuan과 Wansiang 등 중국계 5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은 자국 시장을 발판 삼아 올해 들어 거세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큰손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은 전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내 전기 버스 및 트럭 판매가 크게 늘면서 출하량도 동시에 늘어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에 지급하는 보조금도 중국 업체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다만 보조금 지급 명단에 한국산 배터리를 채택한 차량은 제외되면서 중국 업체들에게만 도움이 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가격의 절반 가량을 보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보조금 없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계와 일본계 배터리 업체들의 대대적인 공세 속에 국내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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