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차단돼 경호‧보안에 이점…트럼프·김정은 숙소·동선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듯

4일 오후(현지시간) 촬영된 싱가포르 센토사 섬 모습. 가운데 보이는 다리가 싱가포르와 센토사 섬을 잇는 유일한 도로다. 섬 뒤 오른쪽 숲이 카펠라 호텔이 있는 곳이다. / 사진=연합뉴스

금세기를 대표할 외교담판이 될 ‘6.12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의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서 열린다. 외부와 차단된 터라 경호와 보안에 유리하다는 점이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양 정상의 숙소와 동선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릴 것”이라면서 “회담을 주최하는 싱가포르의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카펠라 호텔은 조셉 헤이긴 미 대통령 비서실 부실장이 이끈 북미 간 의전 실무팀이 숙소로 머물러온 곳이다. 헤이긴 부비서실장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회담 실무계획에 대한 네 차례의 협상을 진행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센토사섬의 낙점 이유로는 경호와 보안에 유리하다는 점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싱가포르 본토와 연결된 700미터 거리의 다리와 케이블카, 모노레일을 차단하면 외부 접근을 손쉽게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호텔은 250미터 길이의 진입로를 거쳐야 도착할 수 있다. 또 나무가 많아 시야에도 가려져 있다. 여러모로 경호나 보안에 최적화 된 장소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가장 먼 거리 순방에 나서는 점도 경호‧보안 이슈에 대한 민감도를 키운 대목이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센토사섬 전역과 센토사섬과 본토를 잇는 다리 및 주변 구역을 특별행사구역으로 추가 지정했기 때문에 더 삼엄한 보안검색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간 가장 유력한 정상회담장소 후보로 꼽혀온 샹그릴라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숙소 후보로는 마리나 베이 인근 풀러턴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 근처 세인트리지스 호텔 등이 꼽힌다.

한편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싱가포르에 오는) 그들(북한 대표단)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에 싱가포르 회담 비용을 지불해 달라고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나온 대답이다.

현재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체류비를 싱가포르 정부와 반핵단체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등이 서로 부담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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