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소상공인진흥공단 지원 늘었지만 예상 외 난관 봉착…“청년 상인 위한 상권 교육 있어야”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시 중구 A시장에서 청년상인이 운영하던 닭강정 집이 문을 닫았다. 가게를 운영하던 김 아무개씨는 아무래도 중구 을지로 쪽은 인쇄나 일반 물품들이 강세인 곳이라 먹거리 장사는 잘 안됐다. 여러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봤지만 한계가 있었다입주 전 창업 점포 입지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면 시행착오가 줄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취업보다 창업을 택한 청년 상인을 육성하겠다는 일자리 사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 상인들이 또 다른 장애물을 마주하고 있다. 기존 상권 상인들이 텃세를 부리거나, 터무니없이 월세나 권리금을 올려달라고 하는 등 여러 갈등을 겪는 것이 청년 상인들의 현실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청년 상인을 위한 지원 사업들은 과거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청년 상인들도 지원사업 신청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금 지원이나 금리 우대 뿐만 아니라 창업공간이나 투자를 연계해주는 사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청년 소상공인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중기부의 청년고용 특별자금도 수요가 매우 많은 상황이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지난 3일 청년 소상공인들을 위한 청년고용 특별자금 지원에 추가경정예산 2000억원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청년고용 특별자금은 만 39세 이하 청년 소상공인이나 청년 근로자를 고용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기부는 청년 고용 소상공인에 대해 0.2%p~0.4%p의 추가 금리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원래 청년고용특별자금은 연초에 2000억원 규모로 지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5월 중에 수요가 많아 이미 소진됐다추가 확보한 2000억원을 포함해 총 4000억원이 청년 상인에게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청년몰 조성과 청년상인 창업지원을 시행 중이다. 청년몰은 전통시장 내 청년상인 육성사업 중 하나로, 20개 이상의 청년점포와 복합공간(집적지)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청년상인 창업지원은 시장 내 빈점포 5~10개 내외의 빈점포에 청년입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상대적으로 청년상인을 위한 지원사업의 절차는 까다롭지 않다. 중기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주도하는 정부 지원사업에 비해 서류나 심사 절차는 더 간단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존 상권과의 갈등이다. 일부 청년상인들은 상권을 잘 파악하지 못한채 점포를 차려 장사에 난관을 겪게 된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사회초년생을 상대로 과장된 매물을 파는 경우도 있다. 전통시장에 입주한 청년몰의 경우엔 텃세를 겪기도 한다. 이미 오랜시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상인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창업 후에도 난관은 남아있다. 장사가 잘되는 경우엔 건물주가 월세를 갑자기 올려버리거나, 갑자기 계약을 파기시키는 경우도 있다서울 마포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다가 문을 닫은 이 아무개씨는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 가게를 닫았다. 원래 계약종료는 연말이지만 건물주를 위해 미리 영업을 종료했다그러나 건물주는 가게 인테리어를 두고 자기 건물을 훼손시켰다며 무리한 원상복구비를 요구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청년 상인들을 위한 상권, 부동산 계약 등의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겉핥기 식의 지원이 아닌 구체적인 창업 교육을 병행했으면 좋겠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서울 성북구 시장에서 청년몰을 운영하고 있는 한 창업가는 어느 연령대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대학 졸업 후 창업을 시작한 청년 상인들은 모르는 게 많다. 자금 지원 외에도 주관부처들이 쓸만한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다​물론 지금도 지원 인프라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창업에 뛰어들면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이를 위한 중재자나 교육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새 청년 창업 지원 사업들이 늘어나면서 퍼주기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단은 예산이 배치된 단계아닌가. 정부가 청년 창업자를 위해 사업을 운용하기도 전에 (지원 자체를) 비난하는 느낌이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현했다.

  

한편 소상공인진흥공단 측은 청년상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교육 등이 있냐는 질문에 물론 청년들을 위한 상권 이해나 시장 적응 교육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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