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질의응답서비스 ‘심플로우’ 개발…일본 등 해외 공략 속도

세상엔 수많은 공포증이 있다. 그중에서도 발표공포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강의 중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 버거워한다. 민경욱 아이티앤베이직 대표는 ​소통​이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나서서 손을 들지 않고도 핸드폰으로 질문할 수 있다면 소통의 범위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민 대표는 생각했다. 그 결과 실시간 질의응답 서비스 심플로우(Symflow)가 탄생했다.

 

민 대표는 사람들의 궁금증은 소통을 통해 해소된다고 생각했다. 심플로우는 모바일 앱을 깔지 않고 인터넷 도메인으로 접속하는 실시간 질의응답 서비스다. 컨퍼런스, 강연 외에도 학교 교육현장, 의료세미나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설문, 발표자 강연자료도 한 번에 볼 수 있다. 기자도 스타트업 행사에서 심플로우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

 

아이티앤베이직의 시작은 2013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을 같이한 팀원은 총 6명이다. 초기 개발자 한 명 빼고는 이탈자 없이 지금도 함께하고 있단다. 팀원들의 역량과 단합을 성장 배경을 꼽는 민 대표를 5월의 마지막 날 31일 경기도 부천시 아이티앤베이직 사무실에서 만났다.

 

게임업계에서 나와 실시간 질의응답 서비스를 만들기까지

 

민 대표는 창업 전 IT게임 업계에 몸담았다. 네오위즈와 지금은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잘 나가는 블루홀에 있었다. 민 대표는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친구, 후배들과 사업 아이템에 대해 논의하다가 창업에 뛰어들었다. 맥도날드는 추억의 장소 중 하나다. 늦은 밤이나 새벽 회사 퇴근 후 멤버들이 회의를 위해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회사원에서 갑자기 창업가가 됐다. 민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어렵지 않은 것이, 힘들지 않은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법인회사 개념도 모르고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더 많았단다. 정부지원사업도 많이 활용했다. 맞춤형지원사업, 정부 R&D과제에 선정돼 도움을 받았다.

 

사업 아이템 기획 당시 TV프로그램 안녕하세요, 불후의 명곡에 나오는 클리커 리모컨 이야기가 나왔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클리커 리모컨을 사용한다는 사례를 들었다. 학생들이 출석 체크, 수업시간 문제 풀이 등을 리모컨을 통해 했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국내 교육현장 등에도 적용하면 어떨까. 소통이 더 원활하게 이뤄질 것 같았다.”

 

창업 당시 국내엔 실시간 질의응답 서비스가 의외로 없었다. 기능이 비슷한 서비스는 해외에도 몇 개 있긴 하지만 사용성은 크게 다르다. 심플로우는 현장 소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사람들의 참여를 높이는 게 심플로우의 역할이다. 심플로우는 지난 3년간 15000개 계정을 만들었다. 크게 행사와 기업교육, 학교 교육에서 심플로우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일회성으로 사용하는 행사와 달리 교육현장에서 꾸준히 심플로우를 사용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홍보마케팅에 많은 돈을 써본 적이 없다. 심플로우가 소통 수단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사용자들이 서로 추천을 해준다. 교수법 강의에서 심플로우가 소개되기도 했단다. 심플로우의 장점은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심플로우는 교육을 받는 사람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좋은 교육 보조제다. 두 번재는 편리함이다. 나도 스마트폰 오래썼지만 앱 사용은 불편할 때가 있다. 물론 인터넷 웹 형태로 질의응답과 데이터 축적을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웹 방식은 끝까지 고집했던 부분이다. ”

 

 

심플로우를 개발한 민경욱 아이티앤베이직 대표를 지난달 31일 경기도 부천시 아이티앤베이직 사무실에서 만났다. / 사진=노성윤 PD

 

일본 등 해외에도 론칭 계획심플로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아이티앤베이직은 지난해 11월 일본 법인을 설립했다. 아이티앤베이직은 일본 제트로 ISBC(Invset Japan Support Business Center) 사업에 최종 선정돼 여러 행정 지원을 받고 있다. 공식적으로 유료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일본 기업들과 만나며 잠재 고객을 늘리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달 일본 전시회에서 부스를 열고 심플로우 사용을 희망하는 고객 100여 곳을 만났다. 일본 호세 대학교, 오사카 간사이 사립학교에서도 수업시간에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일본은 관리의 나라다. 다양한 관리 시스템이 있다. 그만큼 클라우드 서비스가 많이 존재한다. 사업 초창기부터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일본은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를 정당한 값을 지불하는 구조다. 심플로우 성격과도 잘 맞다.”

 

민 대표는 일본 외에도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왔단다.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지점을 보유한 학원이 심플로우를 사용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해외진출과 동시에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민 대표는 강조했다.

 

올해 아이티앤베이직은 심플로우2’ 론칭을 준비 중이다. 심플로우의 전신인 콜라보와 심플로우1에서 더 발전한 차기작이다. 심플로우2는 클라우드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다른 현장에선 어떤 방식으로 심플로우를 사용하는지, 어떤 수업을 하는지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가 생긴 것이다. 민 대표는 서비스 업그레이드로 인한 고객 충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심플로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심플로우가 교육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이다. 과거 일했던 게임업계는 고객들의 시간을 뺏는 대신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한다. 다른 생산적인 일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지금은 심플로우를 통해 많이 채워지고 있다. 한 분야에서 오랜시간 꾸준하게 성과를 내고 싶다. 장병규 블루홀 의장, 오치영 지란지교 대표처럼 현업에서 뛸 수 있는 사업가가 되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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