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창업기업 중 62%는 숙박‧음식점 등 생계형…“이공계 전공 여성 육성해야”

여성창업이 대부분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업종이 편중돼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혁신 기술 산업보다는 생계형 업종에 여성 창업자가 몰리는 셈이다. 이에 바이오나 기술 스타트업 등 이공계 전공 여성 창업가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상위 10개 산업군에서 전체기업 중 여성기업의 비중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 62.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육서비스업(57.1%), 수리 및 기타개인 서비스업(52.0%) 순이었다. 규모별로는 여성기업은 소기업 비중이 98.9%, 소상공인 89.7%를 차지했다.

반면 남성기업의 경우 전체기업 중 운수업을 하고 있는 남성기업이 93.8%였다. 다음으로 건설업(82.4%), 제조업(79.6%) 순이었다.

 

자료=통계청·한국여성경제인협회,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특히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기술 및 바이오 분야에 여성 창업자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혁신이나 성장성을 골자로 하는 기술혁신 분야 창업 비율이 현저히 작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AI 등 신기술을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사업에 접목한 여성 창업가들이 나오는 추세지만 아직 많은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실제로 여성기업의 94.6%는 특별한 기업 인증을 획득하지 않은 일반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기술성과 성장성을 평가하는 벤처기업 인증은 4.2%, 기술혁신형기업(이노비즈) 인증은 0.7%에 그쳤다.

 

여성 창업이 생계형 창업에 몰리는 이유는 숙박 및 음식점업이 단기 매출을 올리기가 쉽고, 별다른 기술이나 자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창업을 시작하는 여성들은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업종에 몰릴 수밖에 없다여성창업자 평균연령이 높은 만큼 긴 준비기간이 필요한 사업보다는 일반 업종에 비중이 쏠려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공계 전공자 중 여성이 많이 없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공계 여성창업가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성벤처기업인협회나 IT여성기업인협회에서 하고 있는 IT교육도 이공계 창업을 늘리기 위한 연장선상의 일환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한 액셀러레이터 대표는 바이오나 테크 분야엔 특히 여성창업가가 많이 없다. 입주기업 중 여자 팀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창업가나 기술담당자가 아닌 일반 홍보나 매니저 업무를 하고 있다아무래도 이공계 전공 여성들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공계는 남성 전공자 비율이 높고 남성 중심 문화가 형성돼 있다. 여성 전공자들이 오랜시간 살아남아 창업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비교적 적다. 여성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도 한 몫한다그러나 최근 기술이나 바이오에 관심을 갖는 여성 창업자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정부나 민간 지원기관에서도 이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들어 정부가 여성창업과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며 여성기업의 질적 성장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IBK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몇 년간 여성기업 업종 비중이 소폭 변화하고 있다. 특히 숙박음식업 창업은 201630.1%200635.6%에 비해 5%가량 줄었다. 반면 지식서비스업종 창업은 3% 이상 늘었다.

 

김용덕 IBK 경제연구소 박사는 여성기업의 성장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특정업종 편중은 점차 완화되며 지식서비스 업종도 증가 중이라며 여전히 수치 상으로는 혁신기술 업종과 1인 창조기업이 낮지만 정부 지원 등오 인해 여성경제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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