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오쇼핑 합병 승인‧7월 CJ ENM 출범, 롯데컬쳐웍스 6월 출범‧상장‧해외진출 노릴 듯

25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진행된 tvN 새 예능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 제작발표회 모습. / 사진=뉴스1

엔터테인먼트업계서 가장 큰 공룡기업인 CJ와 롯데가 공히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에 따라 잠잠했던 지난 수년과는 달리 뜨거운 격전지가 곧 엔터업계에 생기게 됐다. 두 기업 모두 국내외서 신규사업을 위한 투자규모를 한껏 키울 가능성이 커 시장 분위기도 한껏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난 29일 CJ E&M과 CJ오쇼핑은 각각의 임시주주총회에서 두 회사의 합병 승인 안건이 원안 통과했다고 금융당국에 공시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새 합병 법인 사명인 CJ ENM의 이름으로 오는 7월 1일 정식 출범한다. ENM은 ‘엔터테인먼트 앤드 머천다이징(Entertainment and Merchandising)’의 약자다. 엔터사업과 전자상거래를 결합하겠다는 의미다.

30일 현재 CJ E&M은 시가총액 3조5670억원으로 코스닥 7위 기업이다. CJ 오쇼핑은 1조3920억원으로 코스닥 23위에 올라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양사가 합쳐 시가총액이 5조원에 육박해 코스닥 3위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에 더해 CJ E&M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도 시가총액 2조9100억원으로 9위에 올라있다. 합병 법인이 비교적 산업규모가 작은 엔터테인먼트업계서 비교할 수 없는 공룡이 될 거라는 뜻이다.

시장 기대치는 높다. 해마다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방송을 연결고리 삼아 IP(지적재산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IP의 초기 기획 단계부터 콘텐츠-커머스 공동기획을 통한 미디어 커머스를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CJ E&M의 광고, 수신료, 콘텐츠 판매 사업모델은 오쇼핑의 커머스 역량과 결합해 멀티-IP(방송 IP, 디지털 IP, 오프라인 IP) 기반 사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와 같은 수익모델서 영화가 빠진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적자가 쌓이는 영화사업이 되레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CJ E&M의 영화사업부문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239억원과 9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화 흥행 실패 여파도 있지만 시장의 유동성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합병 후의 영화사업부문은 그간 추진해온 대로 아시아 배급 시장서 새 수익원을 만들어내는 데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엔터업계에 진출한 기업 중 모그룹 자산규모가 가장 큰 롯데도 내달 1일부터 롯데컬처웍스(주)를 출범시킨다. 지난달 6일 진행된 롯데쇼핑(주) 정기이사회에서를 통해 롯데쇼핑(주) 시네마사업본부의 분할계획 승인 안건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주) 시네마사업본부에 있던 롯데시네마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물적 분할해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롯데가 강력한 투자의지를 밝힌 점도 업계의 눈과 귀를 끄는 요소다. 롯데컬쳐웍스는 이미 영화관을 운영 중인 중국,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에도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 미얀마 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베트남 영화 시장 투자, 제작, 배급업에도 진출했다. 영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국내 투자배급시장서 롯데의 투자가 기업규모에 못 미친다는 평이 많았는데, 해외서 새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OTT(Over The Top: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시장 진출 의지를 밝힌 점도 관심거리다. 다만 OTT의 경우 자본력만이 사업의 열쇠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OTT업계의 한 관계자는 “OTT 플랫폼을 만드는 건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관건은 콘텐츠 확보”라면서 “지상파 콘텐츠를 모두 갖추고도 수익 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개별 콘텐츠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수익을 낼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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