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수필집 ‘세상의 문을 두드려라’ 펴내…경영자들 이끌고 세계 곳곳 누벼

한영섭 인간개발연구원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인간개발연구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현영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33년, 인간개발연구원에서 5년…. 한영섭 인간개발연구원장은 국내 경영자 교육에만 40여년을 바쳤다. 각 기업의 리더를 교육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지만, 훌륭한 경영자들을 만날 때마다 느낀 보람이 더 컸다. 한 원장은 “훌륭한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경영자들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봉사 정신은 전경련 산하 교육기관인 국제경영원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국제경영원에서 경영자들을 위한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수에 동행하는 업무를 맡았다. 가장 앞장서서 여행을 기획하고, 여행 중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원장은 ‘여행 베테랑’이 됐다. 오랜 세월 경영자들과 함께 했던 해외 연수는 희로애락이 담긴 여행으로 거듭났다. 그는 여행의 단편적인 기억을 모아 최근 여행수필 ‘세상의 문을 두드려라’를 펴냈다.

한 원장은 전경련에서 퇴임한 뒤 인간개발연구원에서 경영자 교육 일을 이어 나가고 있다. 여전히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 경영자 교육에 몸담은 40여년의 세월을 거쳐 여행 베테랑이 된 한 원장을 29일 서울 서초구 인간개발연구원에서 만났다.

◇국내 유명 CEO들을 위한 해외연수 개발…“백문이 불여일견”

한 원장은 1979년 전경련 공채 11기로 입사해 전경련에서만 33년을 근무했다. 전경련 안에서도 국제경영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경영자들이 감동할 수 있는 해외 연수 교육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일했다. 국내 유명 기업의 경영자들이 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행복을 창출하는 과정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전경련 퇴임 이후에도 그의 경영자교육 인생은 계속됐다. 현재 그가 근무하고 있는 인간개발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경영자 조찬회를 연 곳으로, CEO 세미나, CEO 해외 연수 등 각종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그는 2013년 인간개발연구원 4대 원장으로 부임해 5년1개월째 경영자교육을 담당하는 중이다.

한 원장은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 중에서도 해외 연수를 유독 강조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우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국내 경영자들은 해외 연수를 통해 외국 기업과 교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국제적인 감각, 선진경영, 공장설비 등 배울만한 점이 너무나 많다. 벤치마킹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해외연수를 강조하는 만큼, 그는 여행을 통한 배움도 중시하게 됐다. 그는 “20대 후반부터 경영자 교육을 맡아 수없이 다닌 여행들을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여행을 통해 얻은 배움은 기억한다. 그런 기억을 정리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경영자 교육의 베테랑, ‘여행 베테랑’ 되다

한 원장은 경영자들을 이끌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부터 케냐 나이로비, 터키 이스탄불 등 여러 대륙을 누볐다. 직장생활의 일부가 여행이 된 셈이다. ‘남을 리드하는 여행’에 익숙해진 그에게 철저한 준비성과 계획성은 필수적이었다.

그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내가 ‘봉사자이자 리더’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경영자들에게는 내가 전경련을 대표한다는 생각도 항상 기억했다”며 “여행 중 사고가 발생하거나 계획이 크게 틀어지면 전경련 해외 연수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하고 행선지를 알아보는 실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경영자들을 안내하는 동시에 여행 자체를 즐기기도 했다. 그는 “같이 가는 일행을 즐겁게 해주면 나 자신도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여행 목적지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하고, 계획을 잘 세워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떠났던 여행들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행을 계획하는 데에도, 즐기는 데에도 베테랑이 된 한 원장은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도시로 스위스 루체른을 꼽기도 했다. 그는 “직장생활 중 경영자들과 함께 루체른을 방문했는데, 이제는 사랑하는 가족과 다시 한 번 가고 싶다”며 가족애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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