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세 행렬서 빠진 저평가 유망주에 관심 커져…음식료·금융·의약품 업종 주목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언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남북 경제협력(경협) 관련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필요성에 서로 공감하면서 경제 협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건설과 철도 등 이미 부각된 업종 이외에 경협으로 수혜를 누릴만한 새로운 종목 발굴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음식료, 금융, 의약품 등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8일 국내 증시에서 경협주가 총가세를 보이면서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터, 유진기업, 대원전선 등 64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 이외에도 이날 주가가 20% 이상 오른 종목만 53개에 달했다. 대부분은 남북 경협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다.

지난주 무산될 것으로 보였던 북미 정상회담이 당초 계획대로 열릴 것이란 기대가 이들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 올렸다. 경협주는 지난 24일(이하 현지 시간)만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공개 서한에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의 유화적인 태도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재추진 의지 표혐, 전격적인 남북 정상회담 개최소식에 힘입어 이번주를 초강세로 시작한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북한정권에 대한 체제보장과 함께 와 함께 경제지원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서 “나는 진실로 북한이 눈부신 잠재력이 있으며 언젠가는 경제적, 재정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정은도 이 점에서 나와 의견을 같이한다. 그것은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끝난다면 경제적인 부분에서 활발한 투자가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또 다른 경협주를 찾기 위한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있다. 큰 문제가 없는 한 쉽게 판이 깨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북미 정상회담 의심이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많이 오른 기존 경협주 외에 새로운 경협주를 찾으려는 시도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건설, 개성공단, 대북송전 등 기존 경협주 외에도 음식료, 금융, 의약품 등 업종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들 업종은 대화 국면이 지속하고 남북 경협이 실제 이뤄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기존 경협주 외에는 음식료 쪽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음식료 업종은 우선 대북 지원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섹터다. 또 북한이 수입하고 있는 품목을 살펴보면 전체 9위가 과일이다. 10위가 식용유라든지 식물성·동물성 기름이다. 이런 측면에서 경협이 활성화되면 음식료 업종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 업종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민간 투자와 민간투자에 대한 각종 지원 정책에 따른 금융 수요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3일 낸 보고서에서 “남북 경협으로 공단, 자원, 항만, 철도 건설사업 등이 본격화할 경우 이와 관련된 일반 보험 및 재보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금융 중에서도 보험 업종을 수혜주로 꼽기도 했다. 실제 독일의 경우 통일 이후 3년간 은행, 보험 등 금융 업종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 밖에 경협 이전에 북한에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의약품 업종도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보건의료 분야는 국제연합(UN)의 대북 제재안에 포함되지 않아 가장 먼저 협력할 분야일 가능성이 높다. 결핵, 말라리아 등 북한 내 의료 상황이 좋지 않은 까닭”이라며 “대북 지원 수혜 측면에서 일반 의약품, 결핵 관련 의약품 등이 조명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가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기존 경협주 외에도 제 2의 남북 경협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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