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답변 반복 후 조사실 향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상습적인 폭언·폭행 등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9시56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사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왜 직원들에게 욕하고 폭행했나’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있나’ ‘가위나 화분 던진 것 맞나’ ‘임직원에게 할 말 없나’ 등 취재진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등 짧은 답변만 되풀이 했다.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쯤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면서 손찌검 등 폭력을 휘두른 혐의(폭행 및 업무방해)를 비롯해, 2013년 여름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와 운전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주먹을 휘두른 혐의, 운전기사를 겸한 수행기사에게 상습적으로 욕설하고 때렸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피해자 10여명으로부터 피해 사실과 처벌 의사를 확인하고, 지난 4일 이 이사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폐쇄회로(CC)TV 등 증거자료, 이 이사장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모욕, 상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이사장의 갑질 의혹은 그의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 이후 오너일가 전반으로 확산한 사건이다.

언론은 이른바 ▲그랜드하얏트인천 의혹 ▲평창동 자택 의혹 ▲제동목장 및 파라다이스호텔 의혹 ▲회사경영관여 의혹 등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한진그룹은 지난 9일 A4 용지 5장 분량의 해명자료를 통해 “최근 이명희 이사장의 일부 폭행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피해자를 비롯한 분들께 사죄드린다”면서도 “하지만 일부(의혹 보도)는 사실과 달라 해명하고자 한다”고 관련 의혹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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