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국제영화제 은상 수상작 ‘콩기름 심부름길’ 주연

배우 김휘열
배우가 좋고 배우이고 싶다. 연기를 하면 가슴이 뛰기 때문이다.

김휘열(33)은 올해로 15년차 배우다. 2004년 연극 독립지대로 데뷔한 이후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2009년부터는 영화계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연평해전(2015), 임금님의 사건수첩(2016)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실력을 쌓아왔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자신이 주연을 맡은 단편영화 콩기름 심부름길이 지난달 28(현지시간) 열린 미국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다크코미디 부문 은상을 수상하면서다.

휴스턴국제영화제는 51년 전통의 영화제로 영화계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총 4500편이 출품돼 약 1% 만이 본선 무대에서 상영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콩기름 심부름길은 다크코메디부문에서 한국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본선 상영의 영예를 안았고 영화제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주연인 김휘열도 함께 주목받았다.

김휘열은 “‘콩기름 심부름길은 연기의 새로운 맛을 알게 한 작품이라며 스토리나 화면 구도 등 기존 영화와는 이질적인 면이 많았던 작품이지만 그래서 새로웠다고 설명했다.

 

콩기름 심부름길은 오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주인공 청년이 짝사랑 소녀에게 행한 선의가 오해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네청년 휘열 역을 맡은 김휘열은 주변사람들로부터 힘도 용기도 없다며 천대받지만 자신이 짝사랑했던 소녀가 위험에 처하자 용감하게 나서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콩기름 심부름길은 휴스턴영화제 외에도 런던독립영화제, 뭄바이단편영화제에서 각각 작품상을 수상하고 산타모니카국제영화제에서는 수상작에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김휘열은 익숙하지 않은 작품이란 신선함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 같다휴스턴영화제에선 심사위원들로부터 재밌고 유쾌하다는 평을 받으며 앤딩 상영의 영예도 안았다. 개인적으로 뿌듯했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배우는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다. 처음 무대에 서서 핀 조명을 받는데 기분이 좋아서 이 일이 나한테 맞는 것 같다는 예감을 받았다. 이후 하나하나 배우면서 이 직업이 적성에 맞는다는 확신이 들더라.

데뷔 이후 배우 하나만 바라보고 걸어왔지만 그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경제적인 부분은 솔직히 어려웠다. 영화를 하면서도 주류가 아닌 소수인에 대한 기회가 적다는 점도 몸으로 겪어왔다고 털어놨다. 어려움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꿈은 계속 키워왔다. “이런 작품이나 여건상의 어려운 점들을 하나씩 극복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연기에 대한 열정은 더 커져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휘열은 작품 시나리오를 보면 주인공의 아픈점부터 찾는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방법이다. “컴플렉스를 찾고 거기서 나만의 새로운 인물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주변 사람들과의 호흡도 중요하게 생각해 촬영장에서는 항상 스태프와 함께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휴스턴 국제 영화제 상패

 

앞으로의 꿈을 물어보자 연기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그는 배우가 좋고 배우이고 싶다배우 일을 통해 좋은 영감을 받아왔던 걸 좋은 데 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토록 좋다는 연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사람이 살면서 표현하지 못하고 가려워하는 것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라며 그래서 재밌고 가슴이 뛴다는 답이 돌아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