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부스는 체험존 수준…이통사는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 마련

23일부터 ‘월드IT쇼 2018​이 시작됐다. 나흘간 펼쳐지는 월드IT쇼는 국내 최대 정보통신박람회다. 15개국에서 유수의 기업이 다수 참가한다. 올해는 방문객 규모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개막 첫날인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행사장에 발을 들였을 때 다소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정보기술(IT)이 잘 어우러져 참신하게 꾸려진 부스보다는 획일화된 부스가 많았다. 특히 국내 최대 전자 제품업체의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는 이동통신사 부스보다 볼거리가 확연히 적었다.
 

삼성전자의 부스는 갤럭시S9 체험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애초에 잘 만들어진 콘셉트이긴 하지만 새로움이 없었다는 점에서 실망을 자아냈다. 부스 관계자도 “체험존에 오시면 똑같이 이용해 볼 수 있다”고 안내할 정도였다. 갤럭시S9의 특징을 설명하는 부스를 크게 배치하고 QLED TV, 노트북 등을 곁들인 수준이었다. 새로운 즐길거리가 없어 관람객들의 반응도 시큰둥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빅스비비전을 활용한 AR(증강현실) 메이크업 시연도 있었다. 섬세한 메이크업을 통해 어울리는 펄스널컬러를 찾을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스티커처럼 허술한 방식이 아니라 얼굴을 제대로 인식해서 그라데이션 립, 촉촉한 립, 매트립 등 다양한 질감이 표현됐다. 섀도의 반짝임도 충분히 잡아내 기술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체험존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이라고 관계자는 알려줬다.

LG전자는 자사 인공지능 브랜드인 씽큐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공지능 가전을 강조했지만 역시나 LG베스트샵에서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LG전자의 포토프린터인 포켓포토도 기존에는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출력해주는 등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즉석카메라 기능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려져 아쉬움을 남겼다. 과거처럼 포켓포토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는 등의 장관은 펼쳐지지 않았다.

반면 이통사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KT는 활주로를 형상화해 5G(5세대)가 이륙하는 모습을 거대한 구조물로 표현했다. KT가 현재 하고 있는 에너지 서비스, 에어맵, 후후, 관제플랫폼, 기가지니 등을 다양하게 배치했다. 또 KT만이 서비스하고 있는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한 공간도 콘셉트에 맞게 꾸렸다.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지만 어른들도 체험해보고 신기해하기도 했다.

특히 혼합현실(MR) 스포츠, 가상현실(VR) 게임 코너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관람객들은 직접 발로 뛰어본 이후 감탄을 하기도 했다. 설명을 듣거나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 크게 와 닿아 보였다.

SK텔레콤 역시 VR자율주행체험을 마련했다. ‘브이모지’로 영상 채팅을 하고, ‘콜라’로 직접 영상통화하는 장면을 대형 화면에서도 볼 수 있도록 했다. 곳곳에서 방문객들의 웃음소리와 질문이 이어졌다. 공간을 분리해서 상황에 맞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소개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한 번에 여러 제품을 펼쳐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 몰입하기 좋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관람객이나 기자들에게서 제조업체 부스보다 이통사 부스가 낫다는 평가를 여러 번 듣고 있다”며 “제조업체의 경우 기존에 있던 체험존의 규모만 늘린 수준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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