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첫 재판서 인생 회고한 이명박…공소사실은 모두 부인
  • 주재한 기자(jjh@sisajournal-e.com)
  • 승인 2018.05.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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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적 논쟁은 변호인에게…‘선의’로 살아왔다는 인상 주려 노력
350억원대 다스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뉴스1


350억원대 다스 횡령 혐의와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인생을 회고했다.

법리적 논쟁은 변호인에게 맡기고, 자신이 선의를 갖고 살아왔다는 인상을 재판부에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지만 수의 대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법대 앞에 섰다. 그의 정장에는 수용자 신분임을 알리는 구치소 표식 배지가 붙었다. 군데군데 흰머리가 났고 핼쑥한 얼굴이었다.

검찰이 공소사실 설명하자 변호인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맞섰다.

재판부가 “변호인의 주장처럼 혐의를 모두 부인하느냐”라고 묻자 이 전 대통령은 “사실과 너무 다른 공소사실이고, 검찰 스스로도 (사실과 다르다고) 인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자신의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혐의와 관련된 내용보다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시작은 자신의 불우했던 가정사였다.

이 전 대통령은 “저와 동시대를 살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전쟁 아픔 속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자랐다”면서 “어릴 때 일용노동자로 일하던 시절 제 소원은 한 달 일하고 월급 받는 직업을 갖는 것이었다. 이후 중소기업에 들어가 대한민국과 함께 성장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학교에 가지 못하던 시대에 어머니는 ‘지금은 어렵지만 참고 견디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이다음에 잘 되면 너처럼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던 날 저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기부 활동도 빼먹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월급 전액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고, 경제 사정으로 고등학교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 위해 장학금을 만든 것도 그런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이라며 “2007년 출마 선언하며 저는 저의 전 재산 환원해 장학사업을 약속했고 지금 그렇게 실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매일 새벽 무릎 꿇고 기도하던 어머니와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함”이라며 “어머니의 정신을 잊지 않고 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정치를 시작하고 기업과 거리를 유지했다”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도 경제인들과 개별사안을 갖고 단독 면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퇴임 후 몇 차례 감사원 감사를 받았고 오랫동안 검찰수사를 받았지만, 불법적인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제2롯데월드, 청계천 재단 설립도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기소된 뇌물죄와 관련해서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특별사면도 국익을 위한 것이었고 뇌물의 대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 절차나 결과가 대한민국 사업의 공정성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봉사와 헌신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 있어 안타깝고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존경하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조세포탈,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혐의 등을 받는다.

구체적인 범죄 사실은 ▲다스 비자금 348억 횡령죄 ▲ 다스 여직원이 개인적으로 횡령했다는 120억원을 특검으로부터 돌려받고도 영업외 수익으로 잡지 않고 분식회계 한 31억원의 조세포탈죄 ▲140억 BBK 투자금 회수와, 차명 재산관리인 김재정 사망후 상속세 문제 처리 문제에 공무원을 동원한 직권남용죄 ▲다스 소송비 대납 등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은 67억원 뇌물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7억원을 상납 받아 개인 용도로 쓴 뇌물죄 및 국고등손실죄 ▲공직임명 대가 등으로 받은 36억6000만원의 뇌물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22억6000만원, 김소남 전 의원 4억원, 최등규 대보건설 회장 5억원, 손병문 ABC상사 회장 2억, 이정섭 능인선원 주지 3억) ▲3402건의 대통령기록물을 영포빌딩에 은닉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이다.​

이 전 대통령은 1998년 4월 서울고등법원에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위반, 범인도피죄로 벌금 400만원 및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것을 비롯해 총 11회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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