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23일 ‘본사 갑질 대응’ 협의체 구성… 본사 “갑질 주장 사실 아냐”

업계 2위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점차 격화하고 있다. bhc 가맹점주들은 ‘주요 품목 공급원가 인하·가맹점에 대한 갑질행위 즉각 중단’ 등을 주장하며 가맹점 협의체를 만들어 본부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본부는 가맹점주 의견을 반박하는 공식 입장문을 냈다. 이번 일로 한동안 잠잠한듯 보였던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780여명의 bhc 가맹점주들은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를 출범을 알렸다. 가맹점주들은 협의체 결성 이유로 “bhc 본사의 부당한 폭거를 바로잡고 bhc가 건전한 프랜차이즈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을 들었다.

이들이 이날 자리에서 주장한 바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주요 품목의 공급원가 인하 △​광고비, 가공비 등 가맹점으로부터 2015년부터 거둬들인 부당이익내역 공개·즉각 반환 △​유삼감자, 유상증자 등으로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하거나 투자자금을 상환한 자금내역 공개 △​박현종 회장 등 주요 관계자에 대한 주식공여 및 배당내역과 임원 인센티브내역 공개 △​본사 임직원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접대비, 복리후생비 집행내역 관련 증빙 제시 등이다. 이들은 본사에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달 30일까지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가 출범했다. 이들은 bhc 본사에 대해 공급원가 인하, 갑질 금지 등을 주장했다. /사진=박견혜 기자

◇ 가맹점주 협의체 “이익은 본사만 챙기고 있다” 주장

이날 자리에 모인 가맹점주들은 “외국계 사모펀드에서 운영하는 bhc 본사는 그동안 가맹점주들의 어려운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데 급급했다”면서 “겉으로는 가맹점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내세웠지만 본사가 추구한 것을 자신들만의 이익 늘리기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결과 본사는 단기간 내에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힘든 노동과 얇아진 지갑뿐”이라고도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hc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91억원, ​649억원이었다. 반면 BBQ의 같은 기간 매출은 2417억원, 영업이익은 ​209억원이었다. ​

이들이 제기한 문제는 bhc가 동종 업계 1위인 BBQ 치킨에 비해 3배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취했지만 이를 가맹점주와 나누지 않는다는 데 있다. 특히, 시장 가격이 하락한 품목에 대해 가맹점 공급가를 내리지 않음으로써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의체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해바라기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본사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예전 가격 그대로 가맹점에 공급했다. 협의체가 배포한 자료에서 2012년 1㎏에 1437원하던 해바라기유 가격은 지난해 6월 908원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맹점에 공급되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가격은 6만7000원(15​)으로 이전과 변함 없었다.


협의체는 “해바라기유 원가에 대해서는 이미 업계에서나 bhc 본사 직원들을 통해 약 3만원 아래로 공급받아 약 120%의 마진율을 산정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돈다”면서 “본사가 영업이익만 챙기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 bhc 본사 “협의체 구성은 환영… 다만 공급가 단순 비교는 무리”

이같은 협의체 주장에 대해 본사 역시 입장을 내놨다. 우선 본사는 이번 협의체 구성에 대해 “가맹본부로서 가맹점 점주 협의회 구성을 적극 권장하고 환영하는 바”라고 밝혔다.

다만 협의체가 주장하는 튀김유 공급가 폭리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본사는 “가맹점에서는 일반 해바라기유와 당사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단순히 가격 비교하는데, 식품공전 상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와 일반 해바라기유는 식품유형에서 별개로 분류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bhc치킨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시 고가가 아니며, 인터넷 최저가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원가 인하 요청은 가맹점의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며, 이에 가맹본부는 면밀히 합리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협의체는 이같은 본사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협의체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은 치킨 가격 인상이나 배달료 도입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다만 가맹점 마진율을 높여달라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협의체는 ​“올해 5월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 기준으로 해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바라기유 가격에 대한 본사 해명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공급가와 시중에 판매되는 타 브랜드 가격 간 7000원의 차이가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가 출범했다. 이들은 bhc 본사에 대해 공급원가 인하, 갑질 금지 등을 주장했다. /사진=박견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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