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별세] LG로 CI 변경 주도하고 정도경영 강조한 덕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향년 73세 나이로 별세하면서 그의 발자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은 1945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삼선고등학교, 미국 애슐랜드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5년 LG화학 심사과 부장으로 LG맨으로서의 첫 발을 디뎠다.

이후 영업, 심사, 수출, 기획 업무 등을 거치면서 20여 년간 실무경험을 쌓아왔고 LG전자 일본 동경주재 상무, 그룹 부회장을 거쳐 1995년 LG그룹의 3대 회장으로 취임해 그룹을 이끌었다.

구 회장은 LG 사업군을 ‘전자-화학-통신서비스’ 3개 핵심 사업군으로 구축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전기차용 배터리 등 자동차부품,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한발 앞선 미래준비와 신사업 육성에 착수했다.

또 ‘럭키금성’에서 ‘LG’로 CI 변경을 주도했고 국내 대기업 최초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결단하는 등 영속할 수 있는 기업 토대를 쌓았다. 

구본무 회장은 취임때부터 쭉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LG그룹에 정도경영 문화가 정착되게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재벌개혁을 강조해 온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LG그룹이 경쟁사보다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구 회장은 사회공헌 철학 실현을 위하 ‘LG 의인상’을 제정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뜻으로 LG 의인상을 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대에게 의미 있는 자연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뜻으로 자신의 아호를 딴 수목원 ‘화담숲’도 조성했다. 또 무궁화가 과거엔 흔했지만 점점 그 수가 줄어들어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후 무궁화 품종 연구 및 보급도 지원해왔다.

LG그룹은 장자가 승계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룹의 차기 승계자는 구광모 LG전자 상무다. 구본무 회장은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 상무를 양자로 들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