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주, 북한발 악재로 주춤…반도체·바이오·중국 소비주도 주도주 지위 탐색

국내 증시에서 주도주 자리가 무주공산이 됐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강세를 보였던 남북 경협주가 북한의 돌발행동 탓에 주춤하고 있다. 바이오주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 이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반도체주도 올들어선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변수와 더불어 올해 2분기 실적 개선 업종이 무엇인지 주목해야한다고 분석한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가 평화 분위기를 되찾는다면 경협주가 다시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면 바이오주가 힘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반도체주 역시 업황에 따라 주도주로 나설 수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완화에 따른 중국 소비주 등도 주도주 후보군으로 꼽힌다.

◇ 잘달리던 경협주도 삐끗, 주도주 없는 혼돈 장세

국내 증시를 달궜던 남북 경협주가 미끄럼을 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경협주인 현대건설은 지난 15일 장중7만6200원을 기록한 이후 이날 7만원으로 8.1% 내렸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같은 기간 12만2500원에서 10만7500원으로 내려 앉았다. 철도주, 개성공단주, 송전주도 비슷한 모습이다.

순조롭게 이어질 것만 같던 한반도 분위기가 삐끗한 것이 경협주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16일 새벽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한국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이어 전날에도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날을 세운 상황이다.

바이오주도 상황이 비슷하다. 대장주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들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게다가 이날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바이오주는 6개로 올해 초 8개 종목에서 2종목이나 이탈했다. 바이오주 상승세에 지난달 18일 장중 906.05까지 올랐던 코스닥 지수는 이후 900선을 다시 넘기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주는 회계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 회계처리를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갑자기 변경해 흑자 전환했다는 것이 금감원이 지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3대 회계법인에서 적정성을 인정받은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해당 사안은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IT주는 지난해 강력했던 움직임과는 다르게 조용하다.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에다 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투심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액면분할로 기대감을 돋구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단치 않았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액면분할 이후 시작가인 5만3000원을 이날까지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 주도주 유력 후보는 여전히 경협·바이오·반도체···“중국 소비주도 주목해야”

향후 주도주는 결국 대외 환경변화나 실적이 중요한 토대가 될 전망이다. 경협주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북한이 판을 깨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돌발적으로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동이나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언제든 돌발 악재가 나올 위험이 있는 상존하고 있어 순탄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바이오주는 회계 이슈가 관건이 되고 있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논쟁이 끝나야 바이오주에 긍정적이다. 금감원은 올해 회계 감리 대상에 바이오 업체 10곳을 포함했는데, 이는 일부 바이오사가 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데 대해 적합한지를 따지겠다는 의도에서다. 만일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해왔던 회사가 비용으로 수정해야 한다면 회계 장부상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반도체 업종이 주도주로 다시 올라서기 위해선 실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필요가 있다. 반도체의 경우 ‘지금이 업황 사이클 상단’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투심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양호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4일 낸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캐파 증설 확대를 반복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깨질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32%, 46%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완화에 따른 중국 소비주(화장품, 면세점, 백화점 등)가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 소비주에 대한 2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다”며 “사드 해빙 이후 올해 3월 기준으로 중국 관광객 수가 전년보다 늘었고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으로 중국 소비주 실적이 바닥을 찍고 올라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가 뚜렷한 주도주 없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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