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는 물론 적자전환 브랜드도 속속 등장… 매장 감축 등 다이어트 돌입하기도

지난해 3월 시작된 한한령 여파로 줄줄이 실적이 악화했던 국내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의 올 1분기 실적도 여전히 암흑이다.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광객 감소와 내수 침체, 경쟁 심화 등 지난 1년간 국내 화장품업계를 괴롭힌 악재를 로드숍이 정면으로 맞은 것이다. 


국내 로드숍 1위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니스프리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18%, 29% 줄어든 1627억원, 32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20% 줄어들며 648억원을 기록한 에뛰드는 아예 적자전환했다. 에스쁘아 역시 매출 감소폭은 1%로 선방한 듯했지만 1분기 적자전환했다. ​

미샤, 어퓨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에이블씨엔씨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78억3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아울러 11억7700만원 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49억2700만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토니모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0억원으로 30.9% 감소했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연결기준 영업익이 43%나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매출액은 약 18% 줄어든 583억원을 기록했다.

클리오는 어닝쇼크를 맞았다. 클리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한 454억54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9.3%나 감소한 6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1년간 국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이 사실상 모두 침체한 것이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했던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은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지난해 상반기 이후 줄곧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장에 방문해 마스크팩, 스킨케어 제품 등을 대량으로 구매하던 유커가 모두 패키지 상품 판매 금지로 모두 빠지면서 곧바로 매출이 감소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부진에 로드숍들은 부진한 매장을 정리하는 등 내실 경영에 나서고 있다. 토니모리의 경우, 올해 1분기는 지하철 매장과 적자 매장 총 41개를 정리했다. 지난해 매출 부진 가맹점 대신 대형마트에 입점한 형태의 유통점을 늘리겠다고 밝힌 잇츠한불의 경우에도 지난해 3월말 기준 국내에 총 300개의 매장을 갖고 있었지만, 이는 올해 1분기 말에는 267개로 줄었다.​ 

 

아예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등 기존 로드숍 브랜드들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반전을 꾀하고도 있다. 최근 새로운 BI(기업로고)를 공개한 미샤는 이달 강남역 인근에 체험형 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대부분 작은 점포 위주로 출점하던 로드숍 브랜드의 틀을 깨고 미샤가 대형 매장 론칭을 시도한 것이다. 해당 매장에는 새 BI가 적용된다. ​


다만 사드 해빙 무드가 점차 확연해지고 있는만큼, 증권가 및 업계에서도 2분기 이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사드의 부정적인 요소가 해소되면서 실적 반등의 기회가 엿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자유여행객과 동남아, 일본인들이 와도 구매 규모면에서 유커와 차이가 있다”면서 “중국 단체관광객 방문이 점차 풀릴 것으로 보이는 올해 3분기 부터는 상황이 뚜렷하게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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