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개발자 컨퍼런스…인텔리전트 클라우트 청사진 제시하며 윤리도 강조

현지시간 7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 2018(Microsoft Build 2018)’에 나와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최고경영자). / 사진=연합뉴스, AP통신

세상이 이미 하나의 컴퓨터라는 건 더 이상 SF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이를 가능케 한 건, 마이크로소프트 식으로 말하자면 ‘인텔리젠트 클라우드’다. 왜 클라우드 앞에 조어가 붙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단순히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를 연결 고리 삼아 AI(인공지능) 기술을 녹여내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이 키워드에 담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이면 전세계 200억대에 달하는 스마트 디바이스가 서로 연결될 거라 자신하고 있다. 기술이 만들어낸 ‘멋진 신세계’다.

부러 2020년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아직 200억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의 개별적 삶은 이미 스마트 디바이스로 연결돼 있다. 우리는 AI 스피커에 대고 ‘우리집 에너지 얼마나 썼어?’, ‘엘리베이터 불러줘’라고 말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방금 찍힌 사진을 분석해 사진 속 인물의 기분까지 오롯이 파악해주는 게 오늘의 AI다. 기업에게도 AI는 하나의 보편적 기기가 됐다. 드론과 연결된 AI가 주요 산업시설의 손상까지 실시간 알려주고 있어서다. 말하자면 AI 민주화 시대다.

이와 관련해 16일 서울 중학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에반젤리스트(부장)는 “몇 년 전만 해도 흰 가운 입은 몇몇 연구원들이 연구소에서나 사용하는 게 AI였다”면서 “AI 민주화라는 개념은 모든 기업과 개인들이 AI기술을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과 따로 놀지 않고 오픈소스 기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AI 민주화에 한 단계 더 접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제 ‘민주화 이후 멋진 신세계’의 세례를 누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허나 늘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기술의 사회적 활용에 있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최고경영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 2018(Microsoft Build 2018)’에 나와 “세상은 이미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이 컴퓨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물을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물어야 할 때”라고 말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책임감을 반복해 강조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김영욱 부장은 “3가지가 있는데, 현재 대형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중점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가 프라이버시다. 더불어 이야기하는 게 사이버 보안이다. 또 하나 강조하는 게 우리가 갖고 있는 AI가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그 어떤 때보다 기회가 많지만 동시에 그 기회에 합당한 책임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16일 서울 중학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에반젤리스트(부장)이 발언하는 모습. / 사진=시사저널e

위의 3가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 ‘빌드 2018’에서도 개발자들 앞에서 구체적으로 강조한 사항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들에게 데이터의 주인이 데이터에서 나오는 혜택을 받고 또 통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윤리 이사회를 설립해뒀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열린 세계정보보안 전시회 ‘RSA 컨퍼런스 2018’에서도 페이스북, 시스코, 오라클 등 IT기업 34곳이 함께한 ‘사이버시큐리티 테크 어코드’ 협약에 서명했다.

단연 눈길 끄는 건 역시나 윤리적인 AI라는 대목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새삼스레 꺼낸 이야기가 아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영국서 개최된 ‘런던 AI Thought Leadership Event’에서 내부 AI 연구 인력을 위한 ‘AI 디자인 원칙’과 ‘AI 윤리 디자인 가이드’도 새로 선보인 바 있다. 방점은 ‘혜택받는 사람을 넓힌다’는 데 찍혀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주변 상황이나 텍스트, 물체를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시각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빌드를 통해 ‘AI 접근성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프로그램의 목표가 장애를 겪고 있는 전 세계 10억명 인구와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AI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향후 5년 간 270억원(2500만달러)를 투자해 기술과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김영욱 부장은 “사람들이 일하고 생활하고, 사람들 사이에 연결되는 것 등에 초점을 맞춰 접근성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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