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아버지가 밝힌 '인터넷의 미래'…"기기간 상호 작용 등 정교한 설계 없인 심각한 부작용 배제 못해"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이 15일 서울 삼성동 구글캠퍼스에서 ‘인터넷의 미래, 그리고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마친 뒤 청중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사물인터넷은 큰 기회지만 위험이라고도 할 수 있다.”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이 사물인터넷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다.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사실상 구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창업가 공간인 구글캠퍼스 서울은 개관 3주년을 맞아 15일부터 기념 행사를 시작했다. 첫 번째 순서로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이 15일 서울 삼성동 구글캠퍼스에서 ‘인터넷의 미래, 그리고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서프 부사장은 인터넷의 아버지로 유명하다. 그는 1970년대에 당시 미국 국방성 프로젝트였던 TCP/IP 프로토콜 개발에 참여했다. 이 프로토콜은 지금까지도 인터넷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통신 규약이다.

서프 부사장은 “사물인터넷의 경우 여러 가지 기기들을 연결하고 그것들에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있다. 앞으로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 수십억개의 기기가 여러 가지 영역에서 사용되고 심지어 체내에 심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인터넷 연결만 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여러 개의 기기를 연결하게 되면 확장성에 있어서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기 간 상호 작용도 생각해야 한다”며 “여러 개의 기기를 조작하는 방법, 손님이 방문했을 때 사용 권한을 부여하고 떠난 뒤에 권한을 없애는 방법, 부모와 자녀의 사용 권한 등 사물인터넷이 좀 더 복잡한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물인터넷이 훗날 보편화됐을 때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으려면 지금부터 정교하게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물인터넷의 편리함에 치중하기 보다는 그 이면에 있는 부작용도 봐야 한다는 것이 서프 부사장의 생각이다. 서프 부사장은 “소프트웨어가 버그 없이 작동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저도 그런 경험을 했다. 사물인터넷 역시 누군가가 버그를 관리하고 수정하는 사람들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소프트웨어 버그가 있고 문제가 발생했는데 제조사가 책임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고, 고객들 관리는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미리 예측해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서프 부사장은 조언했다.

이날 가짜 뉴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서프 부사장은 가짜 뉴스에 대해 어렵고 힘든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알고리즘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서 가짜 뉴스를 구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단정지었다. 그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사람의 ‘두뇌’라고 설명하면서 모든 뉴스를 접할 때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구글에서도 최근 프라이버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이것을 통해 어떤 정보를 사용하고 있는 광고를 보여줄 것인지 명확하게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며 “구글은 검색할 때 지표를 마련해서 올바른 정보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지 개인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최대한 암호화를 통해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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