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항의 시위 강경 대응…국제사회, 유혈사태 우려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가자지구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에 유혈 사태로 번지자 국제 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 사진=뉴스1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이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강경 대응으로 맞서면서 유혈 사태로 번지자 국제 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는 미국 대사관의 이스라엘 이전에 대한 격렬한 항의 시위가 진행됐고 이스라엘은 무력 진압에 나섰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에서는 58명이 사망하고 27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스라엘과 미국간 결정이지만 예루살렘이 가진 특수성이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수도로 주장하는 도시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 등 3개 종교에 모두 성지로 꼽히는 도시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각각 향후 자국의 수도로 지목하고 있다. 1948년 독립에 성공한 이스라엘은 당시 서예루살렘만 확보했으나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으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동예루살렘 등을 점령했다. 동시에 이 지역에 거주하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난민이 됐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귀환을 금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회는 1980년 예루살렘 전체를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하고 관련 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주요국 대사관은 텔아비브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 역시 자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두고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전 지시로 이동이 결정됐다. 여기에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은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인 지난 14일 예루살렘에서 대사관 이전 기념식을 열었다. 이에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미국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에 반대하며 가자지구 분리장벽에 모여 들었고 이스라엘군은 실탄을 사용한 진압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강경 진압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쿠웨이트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청했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도 비판 성명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갈등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있다. 백악관은 "유혈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하마스에 있다. 하마스는 의도적으로 유혈 대응을 촉발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언급했다. 이스라엘 역시 자위권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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