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호실적 불구 2분기이후 전망 밝지 않아…제품 가격대 넓혀 시장방어 나설듯

지난 3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S9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삼성전자와 애플은 1분기에 공히 스마트폰 사업서 시장의 기대를 웃돈 성적표를 냈다. 삼성전자는 근래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벌었다. 애플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판매량 수치를 내놨다. 어느 각도로 보나 웃을 일인데, 자세히 뜯어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2분기 이후에 대한 걱정이 잠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IM부문)은 3조7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700억원)에 비해 무려 82%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이는 당초 3조원대 초반이었던 증권가 예상치도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이 흥행돌풍을 일으킨 2016년 2분기(4조3200억원) 이후 분기기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보통 1분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서 비수기로 꼽힌다. 플래그십(flagship) 출시가 없어서다. 하지만 갤럭시S9이 갤럭시S8보다 6주 안팎 빠르게 출시된 덕에 올해는 1분기가 성수기로 탈바꿈했다.

애플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16% 늘어난 1분기(1∼3월, 애플 회계연도 2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와 같은 매출 성장률은 최근 2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 동력은 애플 전체 매출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에서 왔다.

1분기에 아이폰은 5220만대가 팔려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았다. ‘비싸도 팔렸다’는 이야기다. 특히 아이폰X(텐)의 고가정책 덕분에 평균판매단가가 728달러에 달해 수익 증가폭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15.6% 수준까지 올라왔다.

문제는 2분기다. 삼성의 경우 신제품 출시효과가 1분기에 쏠린 터라 2분기에는 실적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도 “2분기에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정체로 인한 플래그십 모델 판매 둔화와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1분기보다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저가 구형 모델 단종도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애플의 성적표도 자세히 뜯어보면 위기요인이 없는 게 아니다.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늘었다. 다만 비교 대상이 된 2017년 1분기 성적이 기대치를 밑돌았음을 고려해야 한다. 당시 아이폰은 5070만대가 팔려 전문가들의 전망치(5200만대)에 못 미쳤다. 이에 업계는 새로 나올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정작 두 개 제품(아이폰X, 아이폰8)이 나왔지만 돋보일만한 비상은 하지 못한 셈이다.

하반기 상황도 삼성과 애플에는 녹록치 않다. 글로벌 스마트폰 산업이 계속 정체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과 애플의 전략적 노림수도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가격대가 더 넓어질 공산이 크다. 이를 통해 판매량 저하를 방어하겠다는 심산이다.

삼성은 최근 동남아시아와 중국, 유럽 등을 겨냥한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A6’를 내놨다. 또 갤럭시S9 최상급 모델의 출고가도 내렸다. 삼성이 신작 출고가를 두 달 만에 내리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애플은 9월 출시될 새 아이폰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LCD(액정표시장치) 모델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보급형 모델 아이폰SE2도 올해 안에 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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