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비 과정서 남북한 절반씩 투자해 DMZ 동아시아 경제중심지로 활용해야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국민들은 통일이 되면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맛보고, 기차로 유럽까지 가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고 있다. 

 

한편에선 북한을 믿을 수 없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가올 종전과 평화의 시대에 어떤 방법으로 국민들의 이런 희망과 걱정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한 마디로 “비무장지대(DMZ)를 뉴욕 맨하탄과 같은 국제도시로 만들자”이다. 비무장지대의 면적은 907㎢으로 서울시 605㎢의 1.5배이다. 한편 비무장지대 외곽에는 민간인 통제구역(CCZ)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남한쪽 면적이 1528㎢이다. 남북한의 민간인 통제구역과 비무장지대를 합하면 면적이 3963㎢인 길쭉한 직사각형이 만들어진다. 서울시의 6.6배 크기이다. 

 

남과 북이 절반씩 1982㎢ 규모의 땅을 투자해야 한다. 남한은 국회 논의와 적정한 토지보상 문제가 있다. 반면 북한은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자본주의 경제를 배우고 수용할 의지가 필요하다. 북한은 신의주 등에 경제특구를 건설했지만 국제사회의 불신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비핵화 합의 이후에도 세계의 자본이 북한을 신뢰할 수 있어야 빠른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남한과 함께 비무장지대에 국제도시를 만들어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이 함께 만들 이 땅을 고려의 외국식 발음 꼬레(coree)라고 불러보자. 백지상태인 꼬레를 어떤 도시로 설계할까? 먼저 꼬레의 동쪽에는 금강산과 동해가 있으므로 관광·생태공원으로 보존하자. 꼬레의 서쪽은 강과 평지이므로 도시를 건설하자. 뉴욕·파리·런던 세계적인 도시의 장점을 모두 가져오자. 꼬레는 국제도시이므로 남북한의 국민들도 비자를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다. 꼬레를 아시아의 맨하탄으로, 세계인을 수용하는 도시로 만들자. 동아시아 중심에 위치한 경제 중심지, 아시아와 세계의 재능있는 젊은이들이 모여들 수 있는 개방적인 도시, 총기·마약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도시 말이다. 우리 앞 마당에 들어선 국제도시에서 남북한 젊은이들은 세계를 배우고 경쟁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꼬레는 남북한이 주도하지만 주변 국가의 도움으로 건설되어야 번영할 수 있는 도시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이 남한에 투자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북한에 투자해서 기초를 다지도록 하자.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성공하려면 종착지인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적 안정이 필수적이다.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아시아 대륙에 거점이 필요한데 꼬레의 지정학적 위치는 매력적이다. 미국의 꼬레에 대한 투자로 주한미군 주둔의 명분도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남한과 전세계의 민간자본이 쏟아지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꼬레는 50년 이상 국제도시로 지정되고 자치적으로 운영되며 5년마다 남북한 국회에서 사업을 평가하고 기한을 연장한다. 

 

남북한간 급격한 인구 이동과 군사적인 도발 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미국과 중국의 자본으로 꼬레 남쪽과 북쪽 끝에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경계를 확정하자. 꼬레 남북 경계선 중요 지점에 튼튼한 감시 구조물을 세워서 상대방의 군사적 움직임을 공식적으로 관찰하자. 남북한의 경제력이 비슷해지고 문화적으로 동질성을 회복할 때까지 꼬레로 분리되는 것이다. 

하지만 꼬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와 철도는 확보해 남북간 교류는 유지하고 남한이 대륙으로 진출할 통로로 활용하자. 지금 당장은 분리되지만 꼬레를 통해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간 경제적 격차가 줄어들면 남북간 자유로운 왕래는 확대될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질 일이 아니다.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 다가올 북미 정상회담의 논의사항은 비핵화와 북한 체제보장이다. 올해 평화협정이 체결되어도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확인하고 북미간 교류가 시작될 때까지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다. 그 사이에 남북한이 합의하여 꼬레를 만들 컨설팅을 시작해야 한다.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중국의 컨설팅 업체와 미국의 컨설팅 업체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꼬레 건설방안을 협의하면서 북미간 불신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사막에 우뚝 선 두바이, 섬마을에서 아시아의 별이 된 홍콩. 역사는 꿈꾸는 사람들이 움직인다. 꼬레는 우리 민족의 코리아몽(Korean Dream)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