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최대 실적’ 쓴 LG생건과 대조…‘중국發 훈풍 기대’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예상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올해 1분기까지 아모레퍼시픽을 괴롭히고 있다.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동안, 아모레퍼시픽은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1조 6643억원, 27% 감소한 2781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및 면세 채널 부진, 주요 관광 상권의 위축 등으로 인한 것이다. 지난해 3월 본격화한 중국 내 한한령 여파가 1년을 돌아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
 

아모레퍼시픽그룹 2018년 1분기 실적 / 표=아모레퍼시픽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15% 줄어든 94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약 33% 감소한 1575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사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한 5008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7% 감소한 815억원에 그쳤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힘을 받지 못한 설화수,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가 고전한 것이 실적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큰손격인 중국인 관광객 감소 탓으로 면세 채널 내 주요 브랜드의 매출이 감소했다. 아이오페, 라네즈, 마몽드 등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면세 채널 및 주요 관광 상권의 위축과 동시에 홈쇼핑에서 아이오페 브랜드를 철수한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 매출은 5% 증가한 50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7% 감소한 815억원이었다.

아시아 사업은 5대 글로벌 브랜드 중심으로 사업 확대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약 7% 성장한 4780억원을 기록했다. 설화수는 ‘자음생수’ 등 주요 신제품과 ‘윤조’, ‘진설라인’ 등 대표 제품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 라네즈는 ‘퍼펙트 리뉴’, ’슬리핑 라인’ 등 주요 수분 카테고리가 지속 성장했다. 

 

마몽드는 ‘세포라’와 ‘이브앤보이’ 등 아세안 시장의 멀티브랜드숍 출점을 확대했다. 이니스프리는 ‘화이트 피오니 톤업 크림’ 등 중국 현지화 제품 출시로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일본에 1호점 오픈하는 등 아세안 출점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했다.

북미 사업은 세포라에 입점한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한 1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럽 사업은 롤리타 렘피카 브랜드 라이선스 종료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4% 감소한 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새로운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아닉구딸의 브랜드 리뉴얼(‘Goutal Paris’)을 추진했다.

유커가 주 고객이었던 주요 로드숍 브랜드 실적도 후퇴했다. 대표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매출은 18% 감소한 1627억원, 영업이익은 29% 줄어든 329억원을 기록했다. ​에뛰드는 아예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20% 감소한 648억원을 기록했다. ​에스쁘아는 매출이 1% 감소한 124억원을 기록했지만 적자 전환했다. 에스트라는 이너 뷰티 제품의 판매 증가로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매출은 2% 오른 282억원, 영업이익 4% 감소한 1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실적 개선 모멘텀은 엿보인다. 중국이 한국행 단체 관광 허용 지역을 점차 늘려나가는 등 사드 보복 완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2분기부터는 길었던 사드 악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선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실적의 중요 요소인 면세점 채널 트렌드가 유커 인바운드 감소세로 지난 1분기까지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단기 실적 악화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연결 매출액 기여도가 24.9% 수준(2018년 기준)에 달하는 면세점채널의 역성장​이다. 3월까지는 베이스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2분기 이후부터 완만한 회복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 역시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으나 중국인 입국자수 회복 시기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3월부터 보복이 시작됐기 때문에, 올해 2분기 중에 반등 시그널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면서 향후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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