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도 높은 크로스파이어 실적 악화가 직격탄…신작 크로스파이어2·로스트아크 흥행여부 주목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회장. / 사진=스마일게이트

온라인 FPS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가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의 역성장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대표작인 크로스파이어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6292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6618억2000만원과 비교해 3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2681억3000만원으로  전년(3759억원)보다 11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08년 매출 49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 2009년에는 매출 261억원에 영업이익 18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5년에는 매출이 6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까지 드라마틱한 성장을 기록해 온 바 있다.

이러한 성장은 지난 2008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크로스파이어가 흥행 신화를 기록했기에 가능했다.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가 2007년 출시한 온라인 FPS게임이다. 출시 당시 국내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국내 시장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FPS게임 ‘서든어택’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중국에 진출한 크로스파이어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한다.

창업주인 권혁빈 의장의 경우,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뽑은 한국 부자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5위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위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FPS게임 크로스파이어. / 사진=스마일게이트

문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러한 흥행 돌풍이 한풀 꺾이게 됐다는 점이다.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전체 매출의 90% 가량이 크로스파이어에서 발생한다. 매출이 전년대비 줄었다는 것은 크로스파이어 매출이 상당부분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등 신규 FPS게임들이 무서운 속도로 중국 시장을 잠식하면서 크로스파이어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개발사가 개발한 배틀로얄 장르의 온라인 FPS게임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온 바 있다. 특히 중국 유저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고자 그동안 사업다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여기에 자회사들의 실적 또한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당기순손실 299억원을 기록했으며, 스마일게이트알피지와 스마일게이트스토브도 284억원과 2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 입장에서는 대표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를 이을 주력 타이틀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2’를 비롯해 PC 온라인 RPG ‘로스트아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두 게임 모두 출시 후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모바일게임이 대세로 떠오른 상황에서, 흥행에 성공한 모바일게임이 많지 않다는 점도 향후 스마일게이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최근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하고 있는 온라인 RPG ‘소울워커’가 흥행 대열에 들어섰다는 점은 위안 삼을만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FPS 시장은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배틀로얄 장르가 점령한 상황”이라며 “향후 크로스파이어 매출은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관건은 출시를 앞두고 있는 로스트아크의 흥행 여부”라며 “최근 PC 온라인 RPG 개발이 전무한 상황에서, 로스트아크가 무혈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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