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지수 5개월 연속 하락…유통가, 특가로 선제대응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초부터 시작된 물가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온‧오프 유통업계가 ‘특가 전략’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소비심리가 일단 냉각되면 쉽게 탈출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위기가 오기 전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공감대가 유통업계에 형성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단계적으로 풀리고 있고 미국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리스크도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현재 국내 소리심리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1로 전월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CCSI가 5개월 연속 하락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물가 또한 악재다. 올 초 짜장면, 김밥, 설렁탕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들이 줄줄이 인상되더니 최근에는 감자, 무 등 농산물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장바구니 물가도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2.7% 올라 전체 물가상승률 1.6%를 훨씬 웃돌았고 감자는 가격이 77% 폭등, 쌀과 오징어의 경우 약 30% 가량이 올라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선 실정이다.

유통업계는 물가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상품가격을 낮춘 ‘특가’로 선제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재 온‧오프라인 쇼핑업체들의 특가 마케팅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한다.

홈플러스는 오는 16일까지 전 점에서 ‘2018년 최신형 에어컨 진열 특가 기획전’을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업그레이드 된 에어컨 기능과 함께 할인 혜택 또한 대폭 강화했다. 일부 행사상품에 한해 금액대별 최대 50만원 상품권을 증정하고, 행사카드의 경우 5%(50만원 이상 구매) 추가 캐시백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은 수박, 고등어를 비롯해 100여가지 상품을 9900원 특가에 판매하는 ‘다있오 9900’ 기획전을 오는 6일까지 진행한다.신선식품뿐 아니라 CJ 스팸, 동원참치 등 일반식품과 가정간편식도 9900원에 판매한다. 티몬은 어버이날 등으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는 건강기능식품 등도 특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LF 계열사 트라이씨클의 브랜드 패션몰 하프클럽은 오는 6일까지 어버이날 선물용을 위한 ‘기특한 58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행사기간 동안 5%와 8% 중복할인 쿠폰 2종을 지급하고, 국내외 대표 패션, 잡화 브랜드 제품을 최대 83% 세일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등으로 물가인상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단 특가로 고객을 유인해 매출을 높이는 마케팅 전략을 많은 유통채널에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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