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32조' 1금고지기 선정…우리는 2금고로 밀려

서울시금고 1금고 사업자에 신한은행이 선정됐다. / 사진 = 신한은행
서울시금고 104년 금고지기 우리은행이 일반회계특별회계 관리 1금고 운영을 신한은행에 내줬다. 신한은행 사업권 수주에 집중해 104년만에 독점을 깨는 이변을 낳았다.

 

서울시는 지난 3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1금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신한은행을, 2금고(기금관리)에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신한은행이 1금고를 차지한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시중은행들은 입찰 전부터 사실상 1금고는 우리은행 것이라고 봤다. 우리은행이 전산시스템과 운영노하우 등 무려 104년의 금고 운영 경험이 있어 이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인 1금고 경쟁을 피해 입찰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더 작은 입찰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1금고 규모는 32조원에 달하는 데 반해 2금고는 2조원 수준이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팀을 꾸려 서울시금고 수주전에 나섰다​. 지난해 경찰청 대출사업권, 국민연금공단 기금 수탁운영을 연이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내주면서 기관영업 경쟁력을 의심받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20여개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운영해왔고 신용평가 등급도 높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서울시금고 평가가 전산시스템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인천시에서 45일만에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도 적극 내세웠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지난해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우리은행에 내준 쓰라렸던 경험을 회복한 것을 넘어 서울시금고의 독점체제를 깨뜨리는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금고 사업은 지나친 출연금 경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올해 서울시금고 출연금은 입찰 경쟁이 가열 양상을 보이면서 출연금이 3000억원까지 올라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4년 전 우리은행 140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라간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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