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은 이례적…일부 북한식 표현 제외하고 내용 충실히 전달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판문점 선언’ 서명 16시간 만에 ‘한반도 비핵화’ 등을 포함한 선언 전문을 보도했다. 북한이 공식매체 보도를 통해 자신들의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은 이례적인 모습으로 분석된다.

북한 중앙통신은 28일 오전 10시 8분쯤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라는 제하로 판문점 선언 전문을 게재했다.

중앙통신은 이를 통해 ‘북과 남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조선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북과 남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는 등 내용을 전했다.

이는 전날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의 비핵화 관련 부분을 발표된 문안 그대로 전한 것이다. 북한이 공식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중앙통신이 게재한 판문점 선언 전문은 북남수뇌회담(남북정상회담), 북남수뇌(양 정상), 흩어진 가족(이산가족)등 북한 용어로 바꾼 것을 제외하곤 전날 판문점에서 선언한 내용과 같다. 특히 북한이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서해 북방한계선(NLL)도 ‘《북방한계선》’이라는 형태로 문안 표현 그대로 썼다.

북한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오전 방송에서 판문점 선언 전문을 낭독했다. 이 같이 북한 매체들이 판문점 선언 내용에 대해 보도한 것은 두 정상이 선언에 공식 서명한 전날 오후 6시 이후 약 16시간 만이다.

중앙통신은 아울러 이날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번영의 새시대를 열어놓은 역사적인 만남’이라는 별도 기사도 냈다. 이 기사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만남, 전통의장대 사열, 식수행사, 만찬, 환송행사 등 남북정상회담 관련 내용이 담겼다.

특히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일치한 지향과 요구에 맞게 북남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가는 데서 전환적 의의를 가지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의미 부여를 했다.

마지막으로 중앙통신은 “북남 수뇌분들께서 손잡고 북과 남을 자유롭게 오가시며 금단의 선과 분단의 벽을 순간에 허무는 모습은 우리 민족사에 처음으로 기록되는 감동 깊은 화폭으로서 온 세상을 커다란 충격과 열광, 환호와 경탄으로 끓어번지게 하였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 1층에서 공동선언문에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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