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자 모두 최소화해 회담 돌입…리수용 빠진 점은 눈길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수행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대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이 27일 오전 10시 15분부터 막을 올렸다. 예정보다 15분 이른 시각이다. 

 

남북 모두 배석자를 최소화 해 회담에 돌입했다. 우리 측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옆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서 원장은 지난 3월 대북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바 있다.

북측에서는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옆에 배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월 평창올림픽 폐막식 때 대북특사단으로 방남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에 앞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북한 고위급대표단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북측의 배석자 면면은 당초의 관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간 남북정상회담에 나섰던 북측 최고지도자들이 소수의 참모만을 배석시켜온 관행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과거 1, 2차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용순 통일전선부장(1차)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2차)만 배석시킨 바 있다.

우리 측의 배석자 구성도 북측에 맞춰 짜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배석자를 최소화한 만큼 문 대통령도 이를 고려해 두 사람만을 배석시켰다는 이야기다.

특히 북측에서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은 배석하지 않은 게 눈길을 끈다. 리 부장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 참모이자 북한의 외교사령탑이다. 리 부장은 스위스 대사를 지낸 터라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부터 관계를 쌓아온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리 부장이 정상회담 북측 공식 수행원 명단에 포함된 게 정상회담 전부터 이미 관심거리에 올랐었다. 리 부장이 북미관계까지 총괄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측이 북미정상회담을 고려해 리 부장을 포함시키면서 이번 회담을 일종의 연결고리로 삼으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우리 측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배석자 명단서 빠진 까닭도 리 부장이 제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대북‧대남정책의 총괄(서훈, 김영철) 참모와 비서실장 격의 최측근(임종석, 김여정)이 양 정상과 함께 역사적인 회담의 서막을 열게 됐다. 

 

다만 오후에도 3:3 회담 형태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회담 의제에 따라 배석자가 추가돼 일종의 확대정상회담 성격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특히 남북 양측의 군 수뇌부가 이번 정상회담 수행원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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