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보호무역 흐름 확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시에는 영향 상당할 것"

한국은행이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따른 한국경제의 부정적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보호무역 흐름이 확대되거나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 혹은 심화할 경우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 미국의 통상압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보호무역 조치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대상과 범위가 아직까진 한정적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세이프가드 조치를 한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전지는 대미 수출 비중이 각각 0.1%, 0.2%로 크지 않고 세탁기의 경우 대부분이 해외에서 생산된다.

지난 2월 발표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수입제한조치 역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알루미늄은 대미 수출이 적은 상황이다. 철강의 경우엔 기존 25% 관세 부과안과 달리 수입쿼터를 적용받는 것으로 결정됨에 따라 수출 감소 효과는 당초 예상보다 축소된 5억달러 내외로 추산된다.

또 한국은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대해서도 “미국산 자동차와 농축산물에 대해 국내 수입 위주로 이뤄지고 발효까지 시간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까지 합의 사항에 비춰 볼 때 단기적인 수출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은행은 보호무역 흐름이 여타 품목으로 확대되거나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 혹은 심화할 경우엔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우리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FTA 개정협상 역시 세부 사항이 아직 조정 중인 가운데 협상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진행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호조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소비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인 3% 성장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 물가목표(2%)를 다소 하회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는 올해 1.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내년에는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기조적으로 물가 압력이 약화되진 않았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근원인플레이션의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기조적으로 물가 압력이 약화됐다고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내경기와의 연관성이 높고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개인서비스 물가가 견조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 밝혔다.

또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근원인플레이션은 개인서비스물가를 결정 하는 총수요와 단위노동비용의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공요금, 가공식료품가격 등 기타 비용요인도 상승압력이 큰 만큼 오 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은행은 명목임금 상승률의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노동생산성의 완만한 개선,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에 힘입어 정액급여 오름세가 확대되고 특별급여도 기업 수익성 개선 지속 등을 반영해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은행은 노동시장의 유휴 생산능력 상존, 근로시간 단축, 고령층 취업자 비중 확대, 기업의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 등은 임금 상승세를 제약할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 미국의 통상압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보호무역 조치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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