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사 라면 매출 총합 2조원 선 무너져… 용기면 시장, 6년 새 10%가량 성장

국내 라면 시장 매출이 지난해 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가정간편식(HMR)이 뜨면서 기존 간편식 대표 주자였던 라면 상품이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짜왕·진짬뽕 등 메가 히트작이라 불리는 프리미엄 라면을 이을 ‘새로운 대세 라면’의 부재도 매출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HMR 시장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박상품에 대한 라면업계의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25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상위 라면업체 4곳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1조9870억원으로 집계됐다. 2조400억원이었던 전년과 비교해 2.6% 줄어든 수치다. 중화라면 등 메가히트작에 힘입어 지난 몇 년 간 지속 증가해왔던 4사 매출액이 2조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업계 1위 농심의 라면 매출액은 2016년 1조1270억 원에서 지난해 1조117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갓뚜기’ 열풍을 일으켰던 오뚜기 역시 이변은 없었다. 오뚜기의 지난해 라면 매출은 4580억원이다. 전년 4770억원보다 4% 줄었다.

점유율 변동은 없었다. 지난해 라면 시장점유율은 농심이 전년(55.2%) 대비 소폭 오른 56.2%로 여전한 1위다. 다만 2015년 61.5%였던 데 비하면 위상에 금이 간 상황이다. 2위는 23.0%의 오뚜기였고, 불닭볶음면 히트를 친 삼양식품은 11.1%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라면 시장의 축소는 그동안 시장 변화와는 다른 양상이다. 소매유통조사업체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2014년 1조8470억원 △2015년 1조8800억원 △2016년 2조400억원으로 점차 증가해오던 ​추세였다. 


지난해 라면 시장이 위축된 것과 달리 HMR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HMR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17%에 달한다. 2016년 간편식 시장 규모는 2조3000억원 수준이었고 지난해 이미 3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간편한 집밥’에 대한 수요 역시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국내 용기면 시장 성장 추이 /자료=농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에 따라 라면업계도 HMR에 대적할만한 신제품을 내놓기 바쁘다. 최근 보이는 변화의 움직임 중심에는 ‘용기면’이 있다. 용기면은 통칭 컵라면까지 아우르는데, 특히 최근에는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용기면도 속속 나오고 있다. 기존에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먹을 수 없던 것에서 한 단계 변화한 것. 용기면은 조리법이 간단하다는 점에서 HMR과 닮아있다.

늘어나는 편의점과 간편식 수요 증가로 실제 용기면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다. 실제 용기면 매출 중 절반 가량이 편의점에서 발생한다. 전체 라면 시장에서 용기면 비율은 △2011년 29.2% △2013년 31.7% △2015년 32.9% △2017년 37.4%로 상승세다.

 

이에 농심은 전자레인지용 컵라면인 신라면 블랙을 내놨고 오뚜기 역시 진라면, 오동통면 등을 같은 형태로 내놓으면서 라면 시장 축소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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