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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좋은 공실
  • 김지은. 박종복 우먼센스 기자()
  • 승인 2018.04.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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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계, 특히 강남 빌딩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로 ‘자리 좋은 공실’과 ‘자리 나쁜 만실’이라는 용어가 있다.
사진=셔트스톡
‘자리 좋은 공실’이란 목이 좋은 자리에 눈이 멀어 임대 수요를 꼼꼼히 따지지 않은 빌딩을 말한다. 반대로 나쁜 자리, 즉 목이 좋지 않은 지역은 건물주 역시 임대 수요가 크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만큼 사전 분석이 치밀한 경우가 많다. 한 층당 무료 주차 1.5대, 보증금 할인 같은 특혜도 수요자를 불러들이는 묘수다.

 

일반적으로 역세권 건물이 유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역에서 도보로 5~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빌딩도 의외로 인기가 좋다. 특히 사옥용 빌딩의 경우 CEO는 어차피 자가용 출퇴근이 일반적이니 역 앞보다는 조금 떨어진 조용한 동네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 입장에서 봐도 도보로 10분 정도의 거리는 운동 삼아 걷기도 좋다. 해당 건물의 임대가 만실이냐 아니냐는 건물의 가치(가격) 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임대수익을 보고 빌딩을 매입하려는 사람 입장에선 특히 중요한 요소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내 빌딩에 입주할 사람들이 자가용을 많이 이용하는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전자의 경우 주차 공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옥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빌딩의 가치가 달라진다. 옥상을 흡연용 공원, 골프 퍼팅 연습장, 공연장 등으로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빌딩의 꼭대기 층에 들어오려는 입주자 입장에선 옥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입주 요건이다. 최근에는 유럽풍 테라스도 인기다.

 

시장조사에 철저한 이들은 해당 지역의 수요에 맞는 요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강남 지역에는 빌딩만 신축해서 파는 전문 업자들이 있다. 이들이 새로 건물을 지어 얻는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30%에 달한다. 예를 들어 땅값 30억원에 신축 공사비 10억원을 더해 지은 원가 40억원의 빌딩이 있다면 대개 은행 대출금이 30억원에 이른다. 실제로 들어가는 업자의 돈은 총 신축 금액의 4분의 1인 10억원이다. 실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15년 12월 23일에 준공된 빌딩이 그 경우다. 업자는​ 같은 해 2월에 땅을 샀고, 12월에 준공, 그리고 이듬해인 2016년 2월에 매매가 70억원에 팔았다. 업자가 투자한 돈은 앞서 말한 대로 10억원이었다. 여기에 은행권 대출금 30억원을 갚으면 정확히 30억원을 남긴 것이 된다. 이런 전문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건물이 아닌, 빌딩을 사려는 사람이나 세입자가 좋아하는 건물을 짓는다. 해당 빌딩은 외국계 반도체 회사가 샀다.

 

테라스와 통유리 구조의 세련된 분위기로 디자인했고, 19.8㎡(6평) 정도의 자투리 공간에는 잔디를 심어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 지하 1층은 지상 1층이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로 채광을 극대화해 설계했다. 대개 임대 수요가 크지 않은 지하 1층을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되게 꾸민 덕에 제일 먼저 임차인을 들이기까지 했다.​

 

글쓴이 박종복

20년 경력의 미소부동산연구센터 원장으로 업계에서 ‘빌딩 박사’로 손꼽힌다. 가수 이승철, 농구선수 서장훈을 비롯한 스타들의 빌딩 매매를 담당했으며 최근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담은 책 <빌딩 박사 박종복의 나도 강남 빌딩 주인 될 수 있다>를 출간, 부동산 컨설팅에 앞장서고 있다.​

김지은. 박종복 우먼센스 기자
김지은. 박종복 우먼센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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