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외곽 대형 매장→도심 소형 매장’ 전략…업계 “파급력 클 것” 예상

최근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인 이케아가 서울 도심 내 이케아 매장 설립 의사를 밝히면서 한샘·신세계 까사미아·현대리바트 등 국내 홈퍼니싱 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케아는 광명시, 고양시 등 주로 도심 외곽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해왔던 터라 서울 도심 내로 파고 들겠다는 이번 발언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케아는 지난 19일 고양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예스페르 브로딘 이케아 CEO(최고경영자)​는 서울에 도심형 소규모 매장 설립을 시사했다. 그는 “서울과 같은 복잡한 도시에서도 우리 제품을 쉽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광명점이나 고양점과 같은 대형 플래그십 매장도 계속 열겠지만, 온라인 몰과 도심형 매장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케아 그룹 CEO 에스페로 브로딘이 지난 19일 오전 이케아 고양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케아의 핵심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케아는 지난 2014년 광명에 국내 첫 매장을 출점하면서 국내 홈퍼니싱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케아코리아의 2017년 회계연도(2016년 9월∼2017년 8월) 매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3650억원​이다.

 

이케아 성장과 함께 국내 홈퍼니싱 시장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통계청은 국내 홈 인테리어 시장이 ‘삶의 질 향상 욕구’로 인해 현재 약 12조원 수준에서 2023년 1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

 

◇ 이케아, 해외서 이미 ‘도심형 매장’ 주력… 국내 업체들 “도심형 매장 파급력 클 것”

주로 대도시 바깥에서 대형 매장을 운영해 온 이케아는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 덴마크 코펜하겐,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 도심형 매장을 추진 중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이케아가 도심형 매장을 추진하게 되면, 그간 ‘접근성’ 면에서 우위를 점했던 국내 홈퍼니싱 업체와 이케아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의 서울 입성 전부터 국내 업체 간 홈퍼니싱 전쟁은 이미 과열된 상태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홈퍼니싱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3월 말부터 지난 19일까지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기존 매장과의 임대 계약이 남은 까닭에 아직 백화점 내 까사미아 매장은 없지만, 새로운 공간이 확보되는 대로 정식 매장을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아예 천호점 한 층을 통째로 홈퍼니싱에 투자했다. 백화점 한 층 전체를 가구·생활용품·인테리어 소품 등 홈퍼니싱 상품군으로만 구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지난 1월 서울 천호점은 10층에 2650㎡(800평) 규모의 리빙관을 오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천호점은 총 5300㎡(1600평) 규모의 리빙·홈퍼니싱 전문관을 운영하게 됐다.​

한샘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5층에 2800㎡ 규모의 ‘한샘 디자인파크’를 열었다. 다만 최근 한샘 실적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샘의 올해 1분기 영업익은 직전 분기(2017년 4분기·392억원)​ 대비 56%나 급감한 178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5.5% 줄어든 46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발생했던 사내 성폭행 사건으로 한샘이 홈쇼핑에서 방송을 중단해야 했고, 마케팅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


업계에서는 이케아의 ‘서울 진출’ 포부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있었기에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이케아에 대한 높은 선호도에 근거리라는 장점까지 더해지면 그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식품 시장 커지고 이후 남은 부문이 생활 용품 시장이다. 이를 대중화 하고 시장의 파이를 키운게 이케아”라면서 “거리가 멀어서 이케아에 못가던 사람들이 많다. 이케아가 도심 안으로 들여오면 분명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러 가는 것 외에도 이케아가 갖고 있는 콘텐츠가 재밌기 때문에 모객 파워가 분명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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