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동력성능에 프리미엄 디자인까지, 총 18개 ADAS 적용해 편의성도 강화…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관건

 

기아차 고급 대형 세단 '더 K9'. 사진=김성진 기자

 

기아자동차가 최상위(플래그십) 세단 K9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THE) K9’을 내놓으며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시험대에 올렸다. K9은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지만, 이미지가 중요한 고급 세단 시장에서 기아차 엠블럼이 걸림돌로 작용할 거란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차량 상품성으로 승부한다는 방침이다. K9에 총 18개의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를 쏟아부으며 K9 고급화 전략에 사활을 걸었다. 일단은 상품성 극대화 전략이 시장에 통하는 모양새다. K9은 지난달 21일 사전계약 개시 이후 16일까지 영업일 기준 19일 만에 3200대의 사전계약을 이끌어냈다. K9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 1553대를 벌써 훌쩍 뛰어넘었다.

 

신형 K9을 타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강원도 춘천시 더플레이어스GC까지 155왕복 구간을 달렸다. 정체가 심한 도심도로와 동력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는 고속도로 등 다양한 구간으로 구성된 코스였다. 시승차는 가솔린 터보 람다 3.3V6 T-GDI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었다.

 

기아차 고급 대형 세단 '더 K9' 엔진룸. / 사진=김성진 기자

 

K9은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동력성능을 뿜어냈다. 가속페달을 깊게 누르면 단번에 확 치고 나간다기 보다는 힘 있게 쭉 뻗는 느낌이 강했다. 시속 170이상의 속도를 내면 RPM4800~5400 구간을 오갔다. 전장 5120, 전폭 1915의 육중한 덩치는 가속하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으며, 곡선 구간은 부드럽게 휘어 들어갔다. 제동 응답속도 역시 급하지 않으면서도 민첩했다.

 

여기에 다양한 ADAS가 편의와 함께 운전하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계기판에 표시되는 후측방모니터(BVM)는 아이디어가 신선하면서도 실용적이었다. 우 방향지시등을 켜면 방향에 따라 계기판에 후측방 영상이 켜져, 따로 후사경에 시선을 던지지 않고서도 차선 변경이 가능했다. ‘터널연동 자동제어는 실제로 창문이 열린 상태서 터널에 진입할 시 자동으로 창문이 닫혔고, 내비게이션기반스마트크루즈컨트롤(NSCC)은 곡선과 감속 구간에서도 운전 개입이 필요치 않을 만큼 편리했다.

 

 

기아차 고급 대형 세단 '더 K9' 후측방영상(BVM)/ 사진=김성진 기자

K9의 외형은 섬세하면서도 웅장했다. 전면부 후드는 도톰하게 부풀어 올라 기품있었고, 측면은 이중 캐릭터라인이 적용돼 역동성이 강조됐다. 특히 축거(휠베이스)가 이전 모델과 비교해 늘어나며 안정적 비율 확보가 가능해졌다. 이는 후석 좌석의 공간 확대로 이어졌다. 차량 자체가 품은 고유의 느낌과 균형은 고급 수입차를 연상케 했다.

 

실제로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갈 때 한 일반인은 이 차가 새로 나온 K9이냐수입차인줄 알았다가 기아차 엠블럼을 보고 K9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차량 고유의 디자인과 품질은 프리미엄 수입차를 떠올릴 정도로 완성도가 높지만,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로도 해석 가능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더 K9은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K9은 시승차였던 가솔린 터보 람다 3.3 V6 T-GDI 엔진과 함께 가솔린 람다 3.8 V6 GDI 가솔린 타우 5.0 V8 GDI 등 총 3가지 엔진 상품으로 구성된다. 3.8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m, 복합연비 9.0/(18인치 2WD기준)의 엔진성능을 갖췄으며, 5.0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425마력과 최대토크 53.0​·m, 복합연비 7.5/(19인치 AWD기준)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기아차는 더 K9의 가격을 3.8 가솔린 모델은 5490~7750만원, 3.3 터보 가솔린 모델은 6650~8230만원, 5.0 가솔린 모델은 9330만원으로 책정했다. 

 

기아차 고급 대형 세단 '더 K9'. / 사진=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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